한일항로는 엔화 강세에 따른 수입항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수출항로는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입 불균형이 심해지는 모습이다. 선사들은 빈 컨테이너 수송비용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고 울상이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지난해 한일항로 물동량은 165만986TEU로, 2010년의 146만9089TEU에서 11.9% 늘어났다. 물동량의 두 자릿수 상승은 수출화물 호조에 힘입은 바 크다. 수출 물동량은 95만6571TEU로 16.9% 늘어난 반면 수입 물동량은 69만4415TEU로 4.3% 성장에 머물렀다. 그 결과 수출입 화물 점유율은 2010년의 55:45에서 58:42로 벌어졌다.
수출입 불균형의 심화는 곧 선사들의 장비수송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선사들은 빈 컨테이너 1개를 옮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350달러 정도라고 말한다. 지난해 한 선사가 2만개의 빈 컨테이너를 재배치했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드는 비용은 700만달러에 이른다. 80억원 가까운 비용이 빈 컨테이너를 수송하는데 들어간 셈이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수출화물이 지난해 일본 대지진 이후 크게 늘어난 반면 수입화물은 엔고 영향으로 약세를 띠고 있다. 수출입 불균형이 심한 곳은 6.5:3.5까지 벌어지기도 했다”며 “결국 장비수송 비용만 늘어나 선사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선사들 사이에선 지난해부터 선적상한제(실링제)를 수출과 수입으로 나누자는 주장이 줄곧 제기됐다. 수출입 물동량 별로 상한선을 다르게 정해 수입노선의 실링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선사간 이해관계에 얽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수입항로에서 경쟁력이 높은 선사의 경우 실링을 강화할 경우 득이 될 게 없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선사들이 수출입 불균형에 따른 비용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는 한 ‘실링 분리’란 특단의 조치는 도입이 어려워 보인다.
항로 한 관계자는 “실링 분리는 검토만 되고 있지 실제 진전된 건 없다”며 “다수결의 방법으로 도입을 추진하지 않는 한 성사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수출항로와 수입항로의 시황 차이는 운임에서도 단적으로 나타난다. 수출항로 운임은 몇 년 째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230~250달러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항로 운임은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 들어선 선사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15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월 물동량은 1월 대비 신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1월이 신정에다 설 연휴로 공장 가동이 크게 줄어든 까닭에 물동량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띠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3월이 일본의 회계결산 기간이란 점에서 밀어내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들은 2~3월 선적상한선(93%)을 무난히 채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2월 들어 수출과 수입항로 모두 4~5% 늘어났다”며 “한일항로가 1~2월에 비수기였다가 3월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향후 전망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지진으로 중단됐던 센다이항로가 다시 재개되는 모습이다. 남성해운이 지난해 9월부터 센다이항 기항을 시작한데 이어 흥아해운과 고려해운도 연내로 재취항에 나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고베·오사카) 항로에선 2그룹 운항사가 3월 말부터 기존 흥아해운 남성해운에서 동진상선 장금상선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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