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3 17:20
한일항로/ 선사들, 수출입 불균형 확대에 ‘고민’
수출물동량 활기 여전…공‘컨’ 재배치 비용구조 악화
한일항로에선 일본 복구물량 강세가 여전히 지속되며 수출 물동량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수출입 불균형 문제도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1~5월 한일항로 수송물동량은 69만311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59만922TEU에서 17.3% 성장했다. 이 가운데 수출 물동량은 40만3624TEU로 23%, 수입 물동량은 28만9486TEU로 10.1% 각각 성장했다. 한일항로의 호조는 지난 3월11일 발생한 일본 동북부 대지진 이후 생수나 생필품 등의 구호물자와 건설 기자재 등의 복구물자 수출이 크게 늘어난 까닭이다. 올 초 7만2천TEU대였던 월평균 수출 물동량은 지진 발생 이후 8만6천TEU대까지 치솟았다.
수출물동량의 급증으로 수출입 물동량 불균형도 커지고 있다. 5월까지 수출입 물동량 비율은 58:42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45 수준에서 벌어졌다. 그나마 원양선사들의 일본 기항 기피로 피더 수입화물이 크게 늘면서 이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5월 한 달 동안 물동량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수출물동량은 전월 대비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수입 물동량은 마이너스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KNFC측은 5월 한 달 간 수출 물동량은 8만9000TEU 수입물동량은 5만7천TEU를 기록, 물동량비는 60:40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선사들은 공컨테이너 재배치를 위한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가상승, 엔화강세 등으로 가뜩이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이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수입노선에선 공컨테이너 수송이 부담거리가 되고 있다”며 “연료비에 더해 공컨테이너 재배치를 위한 운항비나 하역비 비중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선사들은 대책 강구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컨테이너불균형비(CIC)를 도입하거나 선적상한제를 수출과 수입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CIC의 경우 컨테이너 파동으로 몸살을 앓던 지난해에도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달러 수준으로 도입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특히 수출 물동량 호조로 수출 운임이 오른 데다 유가할증료(BAF)도 최근 84달러에서 100달러로 인상한 터라 화주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선적상한제 분리도 지난해 검토됐다가 중소선사들의 반대로 실패했었다. 하지만 최근 수출입 물동량 비대칭 구조가 심해지면서 중소선사들도 찬성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취항선사들은 6~7월 선적상한선을 108%로 정했다. 지난 시즌(5~6월)에 비해 3%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선사들은 수출물동량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물동량 확보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운임의 경우 수출항로는 TEU당 280달러대 안팎까지 인상된 반면 수입항로는 1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현재의 물동량 상황이 운임으로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양해해운의 법정관리가 근해항로 선사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양해해운은 지난 14일 기업회생절차를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하는 한편 동남아항로에서 철수했다. 최근 시황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남아항로를 접고 수익성이 높은 한일항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밖에 남성해운과 장금상선은 부산항-세토나이카이 노선을 선복 스왑(맞교환)의 방법으로 주2항차로 확대했다. 천경해운은 324TEU급 <스카이듀크>호를 투입해 부산과 일본 와카야마 이요미시마를 잇는 항로를 다음달 3일 개설할 예정이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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