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4 17:30
동남아항로/물량 개선됐지만 운임은 더 떨어져
하반기 반등 예상됐던 동남아항로, 일본발 악재에 발목 잡히나
지난 달 최악의 국면을 맞이했던 동남아항로는 암운이 걷히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선복과잉과 유가상승이 국적선사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 여파는 추후 동남아 항로의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일 이상 지속된 중국과 베트남의 연휴가 끝난 2월말부터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던 물량은 3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소석률은 80~85%를 나타내고 있으나 운임은 10% 가량 떨어진 약보합세를 나타내며 최근 몇 년새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전반적으로 용선료와 기름값이 각각 30%, 20% 가량 상승한 상태에서 운임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동남아 항로의 채산성은 악화일로에 놓여있다.
홍콩의 레진물량이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물량만이 상승세를 나타내며 동남아 항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레진은 2월보다는 나아진 상태지만 여전히 평균치를 밑돌았다는 분석이다.
유가상승에 따른 할증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기분운임인상(GRI)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유류할증료(BAF)는 아시아역내대화협의체(IADA)에서 곧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긴급유류할증료(EBS)는 베트남과 태국항로에서 진행 중이지만 일부 화주들의 반발이 있어 정착이 진행 중인 상태다. 특히 유류할증료(FAF) 도입이 원할하지 않아 EBS로 선회 중인 태국발 할증료는 3월 현재 일반 화주들에게 적용 중이며 4월부터는 모든 화주들에게 부과할 예정이다.
선석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의 각 항만들 가운데 일부 항만에서 적체현상이 관측되기도 했다. 태국 방콕의 PAT터미널은 선입선출식 선석 배정으로 인해 적체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데 반해 유니타이터미널은 적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호치민의 카트라이 터미널도 방콕 PAT와 마찬가지로 적체현상이 운항일정 준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을 기항 중인 한 선사 관계자는 “현재 태국을 운항 중인 선복이 줄지 않는 가운데, 외국적 대형선사들이 리버포트가 아닌 람차방항에서 남는 슬롯을 채우자는 식으로 운임 내리기에 앞장서고 있어 골치가 아프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유럽 선사들이 캐스케이딩(원양항로에서 사용하지 않는 작은 선박들을 동남아로 투입)을 통해 화물 챙기기에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 업계 관계자는 “쓰나미와 원전 사태가 발생했던 일본의 상황이 부산항 환적화물의 감소를 초래해 동남아 선복 증가가 우려된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STX팬오션은 4월초 베트남 국제무역항인 하이펑을 기항하는 선박을 교체할 예정(용선기간 만료)이며, 남성해운은 호치민-태국을 기항하는 항로에서 기존에 용선했던 3척의 선박을 반선하고 자사선 3척(700~1,000TEU급)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태영 기자 tyhwa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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