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서 남성이 선박 스폰서로 나서는 '이색 명명식'이 거행됐다.
선박의 스폰서는 완성된 배에 이름을 짓는 명명식의 주인공으로, 중세 초 북유럽 바이킹족이 선박을 새로 건조하면 배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며 처녀를 바치던 풍습에서 유래해 지금까지 선주 부인이나 딸 등 선주사의 여성 관계자가 맡아온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1월14일 오전 11시30분 현대중공업에서 치러진 6천900TEU급 컨테이너선 명명식에서는 쿠웨이트 선주사인 UASC사의 부회장 오스만 이브라힘 알 이사(Othman Ibrahim Al-Issa)씨가 스폰서로 나섰다.
알 이사씨가 여성 대신 스폰서로 나선 것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금기시 되는 이슬람 전통에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에서 작년 한해동안 선박 명명식에 참여한 70여 명의 스폰서 중 남성이 스폰서로 나선 경우는 단 5차례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남성이 스폰서를 맡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중동 지역 국가들 중에서도 쿠웨이트, 카타르, 이란 등 이슬람 문화가 강한 일부 국가에서만 남자 스폰서가 명명식에 참여해 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건조되는 선박이 약 50여개의 다양한 국적을 가지는 만큼, 선주사가 소속된 국가의 문화를 존중해 명명식을 각각 다르게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알 이사씨에 의해 ‘알 사파트(AL SAFAT)’호로 명명된 이 선박은 길이 292미터, 폭 40미터, 높이 24.5미터 규모로 명명식 직후 선주 측에 인도됐다.
이 명명식에는 현대중공업 최길선 사장과 UASC사 쉐이크 알리 빈 자심 알 타니(Sheikh Ali Bin Jassim Al-Thani)회장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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