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2 18:54

8년 오른 국제유가, 이제는 '쉬어'가나?

* 국제유가, 6일 연속 하락
* 국제유가 급등기에도 3번 중 2번은 글로벌 주가 상승


지난 1998년부터 8년동안 5배 가까이 오른 국제유가가 이제는 한풀 꺾인게 아니냐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11일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올들어 유가를 80달러선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우려됐던 여러 요인들이 실제로는 그다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약세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동안 중동 지역에서의 정치적 불안과 전쟁, 알래스카 등지에서의 석유 생산 중단, 허리케인 피해 등이 유가 상승 동력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전쟁은 실제 석유 생산에 그리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멕시코만에는 석유시설을 파괴할 정도의 허리케인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알래스카 프루도 베이 유전의 석유 생산시설은 이르면 다음달에 복구될 전망이다.

비즈니스위크는 모건스탠리 투자은행의 에릭 채니 연구원을 대표적인 약세론자로 지목했다.

채니 연구원은 "시장의 기초여건들이 바뀌고 있다"며 지난 7월 근접했던 배럴당 80달러선을 고점으로 지목했고 내년과 오는 2008년에는 유가가 각각 60달러선과 50달러선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란이 석유 수출을 중단하는 등의 돌발 변수가 생기면 유가가 다시 100달러선까지도 오를 수 있겠지만 미국에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1단위를 생산하기 위한 석유 소비량이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당분간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미국과 중국 경제가 급격하게 하향 국면에 접어들면 유가가 20달러대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도이체방크의 아담 지민스키 분석가는 고유가 전망 때문에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계속 생산량을 늘렸고 소비자들은 '절약'에 나선 덕에 원유와 석유화학제품들의 재고량이 최근 5년간 평균값의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다며 유가 안정론을 거들었다.

지민스키 분석가는 또 작년만 해도 OPEC 회원국들이 비상시에 시장에 투입할 수 있는 여유 생산시설 용량이 하루 150만배럴 수준에 머물렀지만 내년에는 하루 300만배럴로 올라갈 전망이며 이 역시 유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런던지사의 고란 트랩 석유거래담당 이사는 원유 선물시장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예상했던 상승 요인들의 불일치로 인해 그동안 매수 포지션을 지켰던 참여자들이 매도 포지션으로 옮기고 있다며 시장이 불안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석유 수요가 늘어나고 중동을 비롯해 전세계 곳곳에서 정치적 불안 상태가 나타나고 있다며 유가가 그리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여전히 있다.

바클레이 캐피탈 런던지사의 폴 호스널 분석가는 OPEC이 가격 하락 단계에서 더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해 왔다는 점을 들며 유가가 배럴당 55달러정도로 낮아지면 OPEC이 가격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소재 에너지 컨설팅업체 PFC에너지의 사드 라힘 분석가는 OPEC이 이미 비공식적으로는 하루 50만배럴정도 생산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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