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01 18:14
(서울=연합뉴스)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부진에도 불구, 수출이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화물연대 운송거부, 노사 분규, 환율 하락 등 불리한 여건속에서도 지난달 수출은 10.9%의 증가율로 두자릿수 신장세를 유지한 반면 수입증가율은 5.4%로 뚝 떨어져 무역수지 흑자가 20억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무역수지 확대에 따른 환율 인하 압박,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의 장기화 조짐 등으로 하반기 수출 전망은 불투명한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호조 뚜렷= 당초 이번달 수출은 두자릿수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기아차의 파업, 화물연대 운송거부, 환율 하락 때문이었다.
그러나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반도체 등 IT산업이 기대이상으로 수출호조세를 기록한 데다 중국, 중동 지역의 수출이 크게 증가, 수출은 10.9%의 신장률을 보였다.
우려했던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도 5월 운송거부의 `학습효과'로 수출업체가 사전에 적절히 대응, 실제 수출차질은 미미했다.
반도체(13.5%)는 D램 가격의 꾸준한 상승, 컴퓨터(31.9%)는 중국 수출 급증(279.1%), 무선통신기기(43.9%)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따른 수요증가, 가전(13.8%)은 현지수요 맞춤형 제품판매 전략, 석유화학(11.7%)과 철강(13.9%)은 제품가격 상승 등이 수출증가의 주된 요인이었다.
반면 자동차는 기아차의 파업으로 수출이 8.9% 감소했고 섬유류(-4.9%)는 중국 등 저가제품의 시장 잠식으로 수출이 부진했다.
◆중국 의존도 갈수록 높아져=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수출은 18억300만달러로 무려 60%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수입이 11억6천500만달러(20.7%)인 점을 감안하면 월간 무역수지 흑자 총액의 3분의 1을 중국에서 거둬들인 셈이다.
이에따라 중국의 수출비중은 올해 17.5%로 작년 14.6%보다 늘어 작년 20.2%에서 17.6%로 감소된 미국 수준에 육박했다. 올해 누계 흑자도 중국이 66억7천만달러로 집계돼 미국(40억9천만달러)보다 20억달러 가량 많았다.
주요 업종별 중국 수출 증가율은 컴퓨터 279.1%, 반도체 140.2%, 휴대폰 66.4%, 가전 29%, 철강 60.2%, 일반기계 98.4%에 달했다.
반면 지난달 대미 수출(-5.2%)은 휴대폰(26.1%), 일반기계(14.4%)만이 증가세를 기록했을뿐 자동차(-19.8%), 가전(-9.8%), 반도체(-19.5%), 컴퓨터(-28.9%), 섬유(-6.3%) 등 대부분의 업종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대일 무역적자도 10억9천400만달러를 더해 누계가 115억6천만달러로 증가했다.
◆전망= 산자부는 8월 무역수지 흑자가 7월(6억2천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난 이유중 하나로 수입 증가세 둔화를 꼽았다.
수입은 작년 동기대비 5.4% 늘었으나 수출이 150억달러대를 꾸준히 유지한 것과 반대로 수입은 지난달 148억5천만달러에서 135억5천600만달러로 한달새 13억달러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재 수입은 6.1% 증가, 1.4분기 평균 31.7%에 턱없이 못미쳐 장기 수출잠재력 확충에 애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산자부는 9월 수출입전망을 통해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 영향, 추석연휴 증가, 조업일수 감소, 국제유가 상승, 내수부진 등으로 수출과 수입이 다소 위축되지만 무역수지 흑자추세는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훈 무역정책국장은 "100엔당 원화가치가 올 상반기 1천원대에서 8월 992.4원으로 하락, 9월부터 수출 및 무역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면서 "수출호조에 맞춰 내수가 살아나 줘야 전반적인 경기상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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