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1-14 17:06

항공업계, 연이은 악재에 울상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테러 참사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항공기 추락사고라니 올해 장사는 사실상 틀렸습니다"
국내 항공업계가 미국에서 날아온 여객기 추락사고에 또 한차례 깊은 시름에 빠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월 미테러 참사의 여파로 급감했던 항공수요가 최근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의 추락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장 예약취소 사태 등 우려했던 일들은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이번 사고가 내달 겨울 성수기를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영업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상반기 3천460억원의 경상적자를 기록한 대한항공과 1천563억원의 손실을 본 아시아나항공의 적자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항공사들은 올해 기록적인 폭설, 노조파업, 인천공항 개항, 항공 2등급 판정에 따른 영업활동제한, 미국 테러참사 등 영업외적인 환경에 의해 수천억원대의 비용부담을 안아왔다.
눈에 보이는 매출 손실만 따져봐도 대한항공의 경우 연초 전국적인 폭설사태로 100억원, 6월 조종사 파업으로 350억원, 미국 테러참사에 따른 매출감소와 보험료인상 비용증가 3천억원 등 3천450억원에 달한다.
인천공항 개항에 따른 이사비용 1천800억원을 뺀 금액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폭설사태로 35억원, 승무원노조 파업으로 108억원, 테러참사 손실 1천200억원 등 모두 1천300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추락사고가 테러가 아니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어떻게든 연말을 무사히 보내고 내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기다리는 것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나올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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