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0-26 17:20

베트남, 미국과의 무역협정발효로 신흥시장 부각

(호치민=연합뉴스) 경수현기자= 미국과 베트남간에 체결된 무역협정의 발효를 앞두고 베트남이 우리나라의 주요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베트남 진출 한국업체들에 따르면 지난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베트남과의 무역협정에 대한 비준을 끝내자 현지 진출업체들은 대미 수출의 폭발적인 증가를 점치며 공장 증설 등 막바지 준비작업에 나섰다.
이번 협정은 베트남이 그동안 비협정국으로서 대미 수출 제품에 대해 부담해온 평균 40%의 관세율을 3-4%대로 낮출 수 있게 해 베트남에서 생산된 제품의 대미 진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류업체인 이랜드는 베트남 중소업체들과 하청 및 협력관계를 체결했으며 텐트 제조업체인 가나안과 봉제업체인 태평양물산 등은 공장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 베트남 현지법인의 이석덕 사장은 "미국내 업체와 구두 계약을 맺고 수출제품 생산을 위해 베트남 업체들과 협조체제를 구축했다"며 "협정이 발효되면 한국으로부터의 원부자재 수입이 5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협정 발효와 함께 베트남 제품의 대미 수출이 급증하면 현지에 진출한 우리업체들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는 논리다.
협정은 베트남내 인준절차 등을 거쳐 연내 발효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종합상사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글로벌 호치민 지사의 심우성 부장은 "본사를 중심으로 대형백화점 등 미국의 바이어와 베트남 제품 설명회를 갖고 이미 내년초 주문을 확보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베트남의 경제 발전에 따라 철강, 플랜트 등 분야에서도 우리의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와 KOTRA는 이와 관련, 의류, 신발, 가방 등 노동 집약적인 상품에 소요되는 원부자재와 기계류 등에서 우리의 대 베트남 수출이 우선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트남이 특히 섬유 분야 등의 투자처로서 스리랑카나 중국 등과 비교해 최근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는 것은 근면한 국민성뿐만 아니라 무역협정 초기단계에서 섬유 쿼터가 유리하게 할당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도의관 KOTRA 호치민 무역관장은 "대만 등과 생산공장 확보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간에 과당 경쟁이나 중복투자를 지양하고 투자지역을 다변화하면서 시장선점 차원에서 금융, 보험, 운송, 정보통신 등 분야의 진출도 앞서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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