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항해운업계가 한국해양진흥공사 출자금을 4300억원으로 늘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운협회 회원사들은 지난해 말 2022년 톤세제 절감액의 7%인 2881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이로써 외항해운업계의 해양진흥공사 출자
총액은 1444억원에서 4325억원으로 늘어났다.
해운업계는 지난 2015년 해진공의 전신인 한국해양보증보험과 자본금 5500억원 중 51%인 2800억원을 출자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전년도 톤세 절감액의 10%를 증자해 왔다.
선사들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총 654억원을 출자했다. 2018년 7월 해양보증보험과 한국선박해양을 통합한 해양진흥공사가 출범하면서 출자금은 공사로 귀속됐다. 공사 출범 당시 해운업계의 지분율은 2.2%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출자가 잠시 끊겼다. 공사와 해운업계는 코로나 사태에 대응해 업계 지원 차원에서 2020년과 2021년 2년치 출자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감염병 사태로 오히려 해운시장이 사상 초유의 호황을 맞고 선사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되자 톤세로 거둔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논의가 다시 활발히 진행됐다.
결국 해운업계는 지난해 선사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톤세 혜택 폭도 막대한 규모에 이르는 점을 들어 절감액 10% 중 5~7%를 해양진흥공사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공익사업에 쓰기로 의견을 모았다.
선사들은 2022년 10월 공사 측에 자본금 790억원을 추가 출자했고 지난해 말 전체 출자 금액을 4300억원으로 늘렸다.
다만 자본금에 포함된 해운업계 출자금은 실제 출자한 금액보다 적은 2376억원이다. 공사의 주식 가치가 액면가액(5000원)보다 오른 게 이유다. 해진공 주식 가치는 2022년 증자 땐 1주당 8830원, 지난해 증자 땐 1주당 1만300원으로 평가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분율은 종전 3.3%에서 7.6%로 상승했다. 3.3%를 보유한 자산관리공사를 밀어내고 정부(50.8%) 산업은행(20.8%) 수출입은행(17.5%)에 이어 4대 주주 지위를 차지했다.
해진공 측은 “HMM 등의 주식 가치가 오르면서 공사의 주식 발행가액도 액면가액을 초과했다”며 “자본금에 잡히지 않은 (해운업계) 출자금은 주식발행초과금으로 자본잉여금 항목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해운협회 관계자는 “당초 목표인 2800억원을 초과 달성한 만큼 해진공에 대한 출자는 지난해를 끝으로 마무리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톤세제로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해운업계는 톤세제 절감액의 10%인 615억원 중 40%인 246억원을 해양재단과 선원기금에 각각 기부하고, 20%인 123억원을 해양소년단연맹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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