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서도 한중항로 시황이 상승 곡선을 유지했다. 물동량과 운임의 동반 강세를 배경으로 1월에 이어 호조를 이어갔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51만8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만4000TEU에서 4.4% 성장했다. 특히 첫 두 달 실적으로는 2022년의 52만8400TEU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수출과 수입 모두 견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같은 기간 수출물동량은 4% 성장한 17만6300TEU, 수입물동량은 6% 늘어난 30만7700TEU였다. 반면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1% 감소한 2만6800TEU에 그쳤다.
월별로 보면 1월엔 16% 늘어난 29만4900TEU의 호성적을 냈다. 수출은 18%, 수입은 16% 늘어났다. 반면 2월엔 8% 감소한 21만5900TEU에 머물렀다. 수출과 수입 각각 8% 6%의 역성장을 보였다. 이로써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7개월 연속 성장 곡선을 그렸던 한중항로 물동량 실적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월별 실적의 희비가 엇갈린 건 춘절(설) 연휴와 관련이 깊다. 해마다 춘절이 어느 달에 도래하느냐에 따라 1월과 2월 실적의 등락이 바뀐다. 지난해는 1월에 20% 급락한 반면 2월엔 12%로 반등했다. 두 달 합산 실적만 놓고 보면 호조세를 띠는 건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주력 수출품목인 합성수지(레진)는 보합세를 보였다. 관세청에서 집계한 첫 두 달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레진 물동량은 71.9만t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71.8만t에서 0.2% 늘어났다.
레진 물동량은 2020년 한 해 20%대의 급증세를 띠다 2021년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지난해는 10%로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올해 역시 지난해의 부진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다만 2월 한 달 동안 3배 이상 성장한 석유화학섬유 원료가 누계 실적에서도 35% 급성장한 건 고무적인 대목이다.
운임은 수출과 수입 모두 강세를 띠고 있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3월 평균 부산발 수출항로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3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의 57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은 18달러 수준이다.
주간 운임은 3월11일과 18일 2주 연속 40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운임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다. 다만 KCCI에 저유황할증료(LSS) 100달러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본운임은 마이너스 수준을 면치 못하는 셈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3월 평균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운임은 TEU당 153달러로 집계됐다. 전달의 156달러에 견줘 2% 내렸다. 다만 두 달 연속 150달러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수입항로 월간 운임이 150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해 8월의 154달러 이후 처음이다. 3월15일자 주간 운임은 158달러로 조사됐다. 지난 1월26일 159달러로 단기 고점을 찍은 뒤 시나브로 하락해 3월8일 148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중순 들어 다시 급반등했다.
선사 관계자는 “한중항로는 물동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았지만 동남아항로처럼 컨테이너박스 부족 이슈가 불거진 데다 선사 간 채산성을 밑도는 바닥 운임에 대한 저항이 생기면서 수입항로에서 LSS를 제대로 부과하는 등 운임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성수기인 2분기엔 1분기보다 운임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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