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장금상선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대상으로 한 자율 운항 실증에 성공했다.
HD현대는 자사가 건조한 장금상선 8000TEU급 컨테이너선 <만사니요브리지>(MANZANILLO BRIDGE,
위사진)호가 자율 운항과 원격 제어 기술을 적용한 통합 실증을 수행해 한국선급(KR)과 라이베리아기국(LISCR)의 기본인증(AIP)을 취득했다고 28일 밝혔다.
<만사니요브리지>는 장금상선이 HD현대중공에서 건조한 동형선 시리즈 중 마지막 선박으로, 지난 11월22일 인도돼 스위스 선사인 MSC에 임대됐다. 장금상선은 당초 총 6척의 8000TEU급 선박을 발주했지만 이 중 2척을 MSC에 전매(리세일)하고 4척만 인수했다.
지난 9월과 11월 각각 인도된 <뭄바이브리지>(MUMBAI BRIDGE)와 <시드니브리지>(SYDNEY BRIDGE)는 지난 9월 신설된 중국-중동항로 SGX2를 운항하고 있고 지난 7월 완공된 1차선 <멜버른브리지>(MELBOURNE BRIDGE)는 프랑스 선사 CMA CGM에 임대됐다.
▲성남 소재 HD현대 GRC 내에 설치된 원격운영센터 |
지난 4일 진행된 실증 운항에서 HD현대는 자회사 아비커스(Avikus)가 개발한 자율 운항 솔루션 하이나스컨트롤(HiNAS Control)과 HD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원격 제어 솔루션을 활용해 조타와 속도 제어, 혼잡 해역 내 충돌 회피 등의 실증 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세계 최초로 복수의 원격운영센터(ROC)에서 대형 상선의 제어권을 전환하는 기술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 기술은 선박이 장거리 항로를 운항할 때 하나의 ROC에서 다른 ROC로 제어권을 넘겨 원격 운항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울산 HD현대중공업에 있는 통합 디지털 관제센터와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 내에 있는 디지털 융합센터가 제어권을 주고 받았다.
조선소 측은 선원법 항만법 해상교통안전법 등의 각종 법적 규제로 자율운항 선박 실증이 쉽지 않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첨단산업 분야 기획형 규제 샌드박스 사업’을 통해 조건부 승인을 얻어 실증 운항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27일 성남 HD현대 GRC에서 열린 AIP 수여식엔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김정식 라이베리아기국 한국 대표, 홍대훈 HD현대중공업 상무, 김연태 한국선급 기술본부장, 권병훈 HD한국조선해양 전무(
아래사진 왼쪽부터) 들이 참석했다.
김연태 기술본부장은 “자율 운항 선박 상용화의 핵심인 HD현대의 원격 제어 기술은 안전성과 신뢰성이 검증됐다”고 평가했다.
김정식 대표는 “하이나스 컨트롤과 원격 제어 솔루션을 활용해 ROC 간 원격 제어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이는 자율운항 실현을 위한 귀중한 경험 구축 단계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HD현대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3단계 자율 운항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제해가기구(IMO)에서 규정한 선박 자율 운항 기술은 ▲선원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1단계 ▲선원이 승선한 상태에서 원격 제어하는 2단계 ▲선박에 탑승한 선원 없이 원격 제어하는 3단계 ▲완전 자율 운항하는 4단계로 나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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