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이 수요 감소와 운임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대 성수기로 여겼던 3~4월에도 물동량은 큰 반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항로 취항선사들은 대부분 올해 2기(3~4월) 선적상한선(실링)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실링은 80%였다. 절반에 이르는 선사들이 미달했던 1기(1~2월)에 비해 선방했지만 3~4월이 한일항로의 전통적인 성수기란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선사들은 전했다.
3월은 일본의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는 달로, 막바지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일본 기업들의 밀어내기 수요가 몰린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특수가 전혀 나타나지 않으면서 선사들은 보수적으로 설정한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 관계자는 “3월과 4월은 성수기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부진해 실적 달성에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5~6월에도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가 있는 5월은 해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다. 골든위크 기간은 4월29일부터 5월5일까지 7일이다. 올해는 주말을 포함해 최대 5월7일까지 연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사 관계자는 “5월도 골든위크 연휴 기간 동안 공장 가동이 중단돼 물동량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실링을 70%대 후반까지 강화해 운임 하락을 방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첫 두 달 물동량은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띠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1~2월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4만28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만3000TEU에서 14% 감소했다. 1월 감소율은 5%대였지만 2월에 22% 급감하면서 누계 실적을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수출화물은 4% 감소한 5만3900TEU, 수입화물은 9% 감소한 4만5100TEU, 환적화물은 19% 감소한 14만3800TEU였다. 환적화물 중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반 토막(-51%) 난 2만9100TEU에 그쳤다.
이 항로 물동량은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 세 달은 두 자릿수의 감소 폭을 보였다.
운임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한일 구간 운임지수(KCCI)는 17일 현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63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 700달러대에 비해 200달러 이상 급락했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은 231달러 수준이다.
수입 운임은 TEU당 50달러 안팎에 머무는 걸로 파악된다. 반기마다 갱신되는 유가할증료(BAF)는 현재 245달러가 적용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운임 하락 속도가 너무나 빨라 걱정이 크다”며 “공급을 조절해 운임을 지키는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HMM이 독자적으로 출범하는 아시아 역내 펜듈럼 노선(ICN)에서 일본 항만을 제외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다.
근해선사 관계자는 “국내 대표 원양선사인 HMM이 한일항로에 진출하지 않기로 한 건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근해선사들도 HMM의 피더화물을 원활히 수송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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