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만에서 파업에 따른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영국 펠릭스토항에서도 파업이 예고됐다.
영국 노동조합 유나이트(Unite)는 펠릭스토항에서 근무하는 1900명의 노조원이 오는 21일부터 29일까지 8일간 펠릭스토항에서 파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노조는 지난달 28일 임금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을 의결했다. 전체 노조원의 81%가 참여한 이번 투표에서 찬성률은 무려 92%에 달했다.
노조는 지난해 1.4%의 인상률로 노사 관계가 악화한 상태에서 올해도 사측인 펠릭스토독앤드레일웨이가 만족할 만한 임금 인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파업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4일 벌인 교섭에서 사측은 7%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지난달 말 제시한 5%보다 소폭 인상됐지만 노조는 물가상승률(RPI) 11.8%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란 점을 들어 수용하지 않았다.
노조는 "펠릭스토항과 모회사인 홍콩 CK허치슨홀딩스는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으면서도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기보다 수백만파운드의 배당금을 제공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영국 수출입 물동량의 48%를 처리하는 펠릭스토항에서 파업이 일어날 경우 영국의 공급망 시스템에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사측을 압박했다.
펠릭스토항은 지난해 370만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해 자국 내 경쟁항만인 런던게이트웨이나 사우샘프턴을 합친 실적보다 많은 물동량을 기록했다.
펠릭스토항처럼 올해 들어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유럽 항만 곳곳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 파업이 잇따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독일 함부르크와 빌헬름스하펜 브레머하펜 등에서 지난달까지 수차례 파업이 일어났고 벨기에 안트베르펜·브뤼헤항도 파업으로 물류 차질이 발생했다.
일부 항만에선 화물의 장기 적체가 심해지자 공컨테이너 반납을 제한하거나 장기 보관하는 수입화물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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