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구원이 개발한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 기반 상반회전 프로펠러(왼쪽 선박용, 오른쪽 항공기용) |
선박과 항공기의 추진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전동력시스템연구센터 홍도관 박사팀이 선박과 항공기의 추진효율을 1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 기반 상반회전 프로펠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상반회전 프로펠러’는 서로 반대로 회전하는 2개의 프로펠러가 축 방향으로 배치된 것이다. 전방 프로펠러에서 나온 회전 에너지를 후방 프로펠러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회수·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추진 효율이 높고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국내외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반회전 프로펠러를 돌리기 위해서는 톱니가 맞물려 동력을 전달하는 일명 ‘기계식 기어’가 필요하다. 마찰로 인한 열·소음·진동이 크고, 마모와 냉각을 위한 윤활유 공급 등 정기적인 유지보수도 해야 한다.
KERI 홍도관 박사팀은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을 활용해 기어 부품들의 접촉 없이 동력을 전달, 상반회전 프로펠러의 추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마그네틱 기어가 태생적으로 상반회전이 가능하다는 점에 포인트를 두고 이를 수중 및 항공 추진체에 적용한 것이다.
최근에는 KERI 창원본원 인근의 저수지에서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의 최대 효율 99%를 달성하는 수중 추진기의 실증 테스트까지 완료했다.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가 활용된 상반회전 프로펠러의 장점은 매우 많다는 게 KERI 측의 설명이다. 높은 추진 효율성과 연료비 절감 효과는 물론 비접촉 자석의 힘을 활용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KERI는 신기술이 국방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 수명이 반영구적이라 유지보수가 크게 필요 없다.
KERI 홍도관 박사는 “기존 방식인 ‘전동기+단일 프로펠러’를 뛰어넘는 것이 ‘전동기+복잡한 기계식 기어+상반회전 프로펠러’인데, 우리 성과는 여기서도 한 단계 더 나아가 기계식 기어를 대체하는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를 적용한 세계최초의 시도”라며 “수중용·항공용을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도 우리의 비접촉 마그네틱 동력 전달 기술이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현재 연구팀이 개발한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 기반 상반회전 프로펠러는 무인이동체용 3kW급 출력 수준을 가지고 있다. 향후 꾸준한 연구를 통해 올해 무인이동체용 10kW급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사람이 수십 명 탈 수 있는 정도의 100kW 이상급 성능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원천기술과 관련한 특허 출원, 국내외 성과 논문 게재 등을 완료한 KERI는 이번 성과가 국방(저소음 어뢰 개발, 육해공 무인 이동체 동력원), 산업(공작기계 등 자동화), 모빌리티(선박·항공·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계식 기어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사업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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