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국적선박이 외국에서 나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전날 DM쉽핑의 1만7400t(재화중량톤)급 화학제품운반선(케미컬탱크선) <한국케미>(Hankuk Chemi)호를 나포했다.
에탄올 등 화학제품 7200t을 싣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의 석유화학부두를 출발한 핸디사이즈 케미컬탱크선은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항을 향해 12.5노트의 속력으로 항해하다 현지시각으로 4일 오전 10시 호르무즈해협 남서쪽 16.6해리(31km) 지점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 중인 선박엔 한국인 선원 5명과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베트남인 각각 2명 등 총 20명이 승선해 있다.
이란은 선박이 반복적으로 환경 규제를 위반해 억류했으며 사법당국에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DM쉽핑은 이와 관련 “해양 오염을 일으킨 적이 없다”고 이란 정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환경 오염은 핑계일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2곳에 묶여 있는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 규모의 원유 수출대금을 돌려 받기 위한 협상용 카드로 선박을 나포했다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는 조속한 선박 억류 해제를 요구하는 한편 오만의 무스카트항 남쪽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급파했다. 해양수산부는 “호르무즈해협을 운항하는 선사와 선박의 보안관리책임자에게 해당 사건을 통보하는 등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선박은 지난 2000년 11월 일본 후쿠오카조선에서 건조됐으며 한국선급에서 선급증서를 취득했다. 선주배상책임보험(P&I)은 재팬P&I에 가입해 있다. DM쉽핑은 지난 2015년 독일 선주에게서 이 선박을 매입했다. 선박 관리는 타이쿤쉽핑에서 맡고 있다.
우리나라 선박이 해외에서 나포되는 사례가 해마다 재연되고 있어 선사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는 인도네시아에서 집중적으로 국적선이 나포됐다. 대림코퍼레이션의 5000㎥급 LPG 운반선 <디엘릴리>호가 영해 침범을 이유로 인도네시아 해군에 억류됐다가 100일만에 풀려난 것을 비롯해 창명해운의 <씨에이치벨라>(CH BELLA)호와 SJ탱커의 <제7에스제이가스>( NO. 7 SJ GAS)호가 같은 이유로 억류된 바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