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15 14:47

라미 EU집행위원, ‘조선 WTO 제소’ 경고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15일 "한국 조선업체들이 비상업적인 금융지원 등으로 설비를 확장해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런 관행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라미 집행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잉설비로 인한 가격하락으로 조선업은 세계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며 EU의 입장을 이같이 재확인했다.
그는 조선 문제에 대해 "금융지원이 비상업적인 기준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본다"며 "한국의 조선소들은 설비가 감축돼야 할 상황에서도 금융지원으로 현상이 유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 선박의 가격이 정상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을 경우 EU는 2가지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WTO에 제소할 수도 있고 작년에 폐지한 보조금을 부활하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EU는 5월부터 조치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또 다른 품목과 관련, "화장.의약품은 과거에 문제가 발생, 현재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그러나 자동차는 무역불균형 상태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타이어 검사 방법 등 규제환경이 바뀌는 것도 무역장벽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과의 전날 만남과 관련, "WTO 뉴라운드의 조속한 출범과 포괄적인 의제 채택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EU는 시애틀의 교훈을 충분히 인식, 개도국의 요구를 반영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EU 무역협력 협정이 오는 4월에 발효될 것"이라고 말하고 "EU는 북한과의 경제협력에도 적극 참여, 북한에 대한 섬유수출 쿼터를 60% 늘리기도 했다" 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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