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운과 조선시장이 동반 부진에 휩싸였다. 용선료와 신조선 발주량이 반 토막 났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평균 용선료는 대형 LNG선이 78% 하락한 것을 비롯해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이 72%, 초대형 탱크선(VLCC)이 55%, 초대형 LPG선(VLGC)이 34%의 낙폭을 보였다. 2500TEU급 컨테이너선 용선료는 27% 하락했다.
선가는 용선료보다 하락 폭이 양호했다. 동형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이 각각 16% 10% 하락했고 탱크선과 LPG선 LNG선은 각각 3~5%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백분율로 봤을 땐 양호해 보이지만 금액으로 따져보면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5년 선령의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가격은 지난해 3430만달러에서 올해 3090만달러로 300만달러 이상 곤두박질 쳤다.
베셀즈밸류 박홍범 한국지사장은 “불황이 지속될 경우 채무불이행에 따른 경매나 현금 확보를 위한 헐값 매각이 표면화되면서 선가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VLCC VLGC는 내년 4분기까지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다가 상승하고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조선 발주 척수는 지난해 402척에서 올해 166척으로 59% 감소했다. 컨테이너선이 58척에서 8척으로 86% 곤두박질 쳤고 벌크선과 탱크선 LNG선 등도 50%대의 낙폭을 보였다. LPG선은 12척에서 9척으로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시장 불확실성으로 선주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금융조달 어려움, 조선소 임시 폐쇄, 협상 불가 등이 더해지면서 신조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중고선 거래는 지난해 595척에서 올해 474척으로 20%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280척이었던 벌크선 거래는 올해 183척으로 100척 가까이 줄었다. 탱크선은 감소폭이 1%에 그쳤다. 컨테이너선은 6척, LPG선은 9척, LNG선은 4척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선박 매입 전 검사, 선원 교대 불가 등의 문제에도 시장 상황이 매우 좋았던 탱크선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 신조 발주에 비해 거래량 감소폭을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박 지사장은 “중고선 거래는 줄었지만 신조선 인도는 계속 이어져 시장에서 느끼는 수급상황은 부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올 들어 VLGC 12척, LNG선 14척이 건조돼 선주 품에 안겼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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