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인도 취소와 군함·플랜트 수출 부진으로 우리나라의 11월 선박 수출액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1월 선박 수출액은 7억8700만달러(약 93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62.1% 급감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국내 조선사의 수주 실적 회복으로 최근 선박 수출은 호조세지만 11월 대형 해양플랜트 인도 취소와 전년 대비 군함·플랜트 부진으로 수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해양플랜트 취소액이 7억2000만달러에 달해 수출액 급감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산업부는 내년 1분기 인도 선박이 증가하며 수출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점쳤다.
선박을 비롯해 12대 주력 품목의 실적이 크게 부진한 탓에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11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4.3% 후퇴한 441억달러(약 52조원)로 집계되며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는 D램 가격 회복 지연과 IT 수요의 비수기 진입 등으로 전년 대비 30.8% 급감한 73억9000만달러를 찍으며 전체 수출액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 석유화학도 미중 분쟁 장기화 영향에 따른 수요 부진과 자동차 등 전방산업 둔화 지속 등으로 19% 급감한 32억1000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에서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인 컴퓨터는 전년 대비 23.5% 개선된 9억5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11월 일평균 수출은 21억4500만달러를 기록, 3개월 연속 20억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11월 무역수지도 33억7000만달러로 2010년 2월 플러스 전환 이후 94개월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달 수출액 감소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 경기 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 지속과 함께 반도체·석유화학·석유제품 단가 회복 지연, 대형 해양플랜트 인도 취소, 조업일수 감소 등을 꼽았다. 다만 일본 수출 규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지역별로는 대(對)중국·아세안 2개 지역의 수출 실적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은 석유화학,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의 부진으로 12.2% 역성장한 119억달러를 기록했다. 아세안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일반기계 등의 수출이 감소하며 19.5% 뒷걸음질 친 74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11월 수입은 407억3000만달러(약 48조원)로 전년 대비 13% 감소한 실적을 발표했다. 원유와 반도체 제조용 장비, 가솔린 승용차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부는 “반도체 및 평판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와 관련 중간재 수입이 감소한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10월 저점을 찍었던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내년 1분기에는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와 선박, 차(車), 석유제품 등의 수급이 개선되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완화 가능성, 기술적 반등효과로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선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성윤모 장관은 “내년에는 무역금융 규모를 금년 대비 2조3000억원 이상 확대해 총 158조원을 수출기업에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며 “특히 중동 등 신흥국 플랜트 수주지원을 위해 1조원 규모의 국가개발 프로젝트를 특화 지원하고, 스타트업·중소기업이 수출계약서만으로도 보증을 받을 수 있는 수출계약기반 특별보증을 금년 500억원에서 내년 2000억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일본수출규제로 인한 부품·소재·장비 수입 다변화에도 3000억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성 장관은 “당초 올해 연말에 종료 예정이었던 주력 및 전략신흥시장 진출기업에 대한 단기 수출보험 수입자 한도 일괄 증액도 내년 1분기까지 연장 시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