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황산화물 규제를 앞두고 스크러버 설치가 늘어나면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시황이 상승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VLCC 시장은 부진한 모습이다. 22일자 중동-중국 간 유조선운임지수(WS)는 42를 기록했다. 환산 용선료는 일일 1만2000달러다. 신예선박의 손익분기점인 3만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에너지 수요 감소로 정유소가 가동을 중단하자 선박들이 대거 정기검사에 들어간 상태다.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 등의 정정 불안도 시황 침체의 한 원인이다.
하지만 VLCC 시장에서 1~3년의 기간용선이 나타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자원상사 글렌코어의 자회사 ST쉬핑&트레이딩이 벨기에 선사 유로나브로부터 2015년 지은 30만t(재화중량톤)급 VLCC <디어>호를 일일용선료 3만5500달러에 12개월간 용선했다. 계약엔 4만2500달러에 용선을 1년 연장하는 옵션도 포함됐다.
ST쉬핑은 VLCC를 고령선은 해상비축용, 신조선은 경유 출하 목적으로 운항한 적은 있지만 원유 수송을 목적으로 하는 기간용선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최대 원유거래업체 트라피구라가 신조 VLCC 2척을 용선료 3만6500달러, 영국 BP가 신조 VLCC 1척을 용선료 3만3000달러에 각각 3년씩 용선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원유거래업체들이 중고 VLCC의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 설치 확산으로 시황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기간용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연료 소비량이 많은 VLCC를 운항하는 선사들의 경우 스크러버 설치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설치 공사 기간은 1개월 정도로, 이 기간 동안 선박 운항은 일시 중단된다. 스크러버 설치가 늘어날수록 시장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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