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주들이 많이 보유한 선종 가운데 3만t(재화중량톤)급 안팎의 핸디사이즈 벌크선과 7000TEU급 안팎의 포스트파나막스 컨테이너선이 선가 상승 잠재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핸디 벌크선과 포스트파나막스 컨테이너선의 최근 시세는 2010~2017년 사이 측정한 평균가격과 비교해 각각 20% 28% 가량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비교해 18만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은 지난 7년간 평균 가격보다 3%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고, 8만t급 파나막스 벌크선은 평균 가격과 같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32만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5만t급 중형 석유제품운반선(MR탱크선) 1100TEU급 피더막스 컨테이너선은 7년 평균 가격보다 1~2% 가량 낮게 평가됐다.
높은 선가 상승 잠재력을 지닌 핸디 벌크선은 공급 측면에서도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현존선대의 7.2% 정도가 조선소에 발주돼 있다. 폐선되는 나이도 꾸준히 하강 추세다. 핸디사이즈의 평균 해체 선령은 2010년 34살에서 지난해 29살까지 5살이나 하락했다. 현재 30살을 넘긴 동형선은 재화중량톤 기준으로 4.7%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의 흐름을 놓고 볼 때 이들 선박은 앞다퉈 폐선소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수요도 견실하다. 지난 5년간 중국연안항로, 호주-중국항로 등에서 핸디 벌크선의 용선 수요가 상승세를 띠고 있다고 베셀즈밸류는 분석했다. 포스트파나막스 컨테이너선도 낮은 발주잔량을 유지하고 있다. 현존선의 2.4%만이 조선소에 발주된 상태다.
다만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으로 쓰임새가 크게 확장된 1만TEU급 이상 뉴파나막스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포스트파나막스의 수급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이밖에 케이프사이즈 및 파나막스 벌크선은 11~12%, VLCC는 15%, MR탱크선은 9%, 피더막스는 4% 정도가 현존선 대비 신조 발주된 것으로 집계됐다.
베셀즈밸류는 5살짜리 핸디 벌크선의 가치가 2021년까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7월 1328만달러, 내년 1월 1377만달러, 내후년 1월 1546만달러, 2021년 1월 1679만달러로 꾸준히 상승했다가 4년 후인 2022년 1월 1448만달러로 떨어진다는 관측이다. 2008년 6000만달러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이 선형 시세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2016년 최저치인 900만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반등해 올해 초 1300만달러대에 진입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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