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세계경기 회복 둔화, 중국의 중속성장 기조에 따른 일부 산업의 공급과잉 심화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12일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한국의 대응’ 보고서를 통해 최근 세계 보호무역주의의 원인을 이같이 분석하고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 경제가 중속성장으로 전환되면서 철강 등 과거 호황기에 투자를 확대했던 산업들의 공급과잉이 발생했고, 이러한 밀어내기식 수출이 지속되면서 국별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규제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업들의 수입규제조치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면서 미국발 수입규제가 증가해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를 이끌고 있다. 미국은 수입규제의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수출국 피소기업들에 대해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대응 시 절차적 부담을 가중시켜 수입규제의 내용까지 강화시키고 있다.
무협은 미국의 과거 트렌드를 감안할 때 이러한 보호무역주의적 기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산업의 설비증강이 지속되고 공급과잉에 따른 수입규제 증가가 다른 산업에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구조적 요인에 따른 보호무역주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 수출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사 경향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선진국발 규제는 강화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났다. 무역협회가 발표한 ‘2016 외국의 對韓 수입규제 총람’에 따르면, 2015년 말 현재 우리나라는 17개국으로부터 98건의 반덤핑 규제를 받고 있으며 이 중 42.9%인 42건이 선진국으로부터 규제를 받고 있다. 이는 지난 5년 전, 선진국의 반덤핑 규제 건수였던 20건(23.2%)보다 약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철강 제품에 대한 규제가 지속·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2015년 말 기준 우리나라가 규제를 받고 있는 반덤핑 98건 중 철강·금속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8%(47건)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규제 건수를 국가별-산업별로 분석해보면 미국은 15개 규제 품목 중 12개가 철강·금속 제품이었으며, 호주는 규제 대상 9개 품목 중 8개가, 캐나다는 8개 품목 중 7개가 철강·금속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철강·금속 제품에 대한 규제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여전히 규제의 대상이 되는 국가로서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우리 수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전 세계 수입규제 대상국 중 중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력산업인 철강, 화학 등이 주요 수입규제 타깃이 되고 있어 각국의 수입규제가 강화될 경우 우리 수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기업들과 유관기관들은 수입규제에 대한 사전적 모니터링과 사후적 조사 대응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경쟁과 추격에 노출돼 있는 산업의 지속적인 고부가가치화 노력이 필요하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기업의 대응과 관련해 무역협회 한창회 실장은 “수입규제 제소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수입국별 수입물량 추이, 특히 중국과 동일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수입국의 대중국 수입물량 추이를 철저히 모니터링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제현정 연구위원은 “미국발 수입규제와 관련해 조사 절차상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일단 미국 당국의 조사에 대응하게 되면 최대한 자료 요청에 협조해야 과도한 판정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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