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적의 컨테이너 리스사가 출범해 해운물류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도심공항(이하 ‘CALT’, 대표이사 이종철)은 공항 서비스, 물류창고업에 이어 세계 컨테이너 리스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러 사업을 모색하던 중 컨테이너 리스사업이 그 동안 준비해 온 역량을 쏟아부을 최적의 사업으로 판단하고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출범···
토종 브랜드 파워로 자국시장 노려
지난해 12월 컨테이너 리스사업을 시작한 도심공항은 선사들의 자금경색 해소를 돕기 위한 공적기능과 수익창출을 위해 신사업을 추진했다. 한국도심공항 류종명 물류본부장은 “한국무역협회의 자회사인 도심공항이 이번에 추진하는 컨테이너 리스사업은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공익적인 면도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체자금을 활용한 컨테이너 확보가 가능해 사업수행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게 도심공항 측의 설명이다.
해운물류업계에 따르면 해외 리스사에 유출되는 컨테이너 리스료는 매년 수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해운시장에서 한국은 부동의 6위지만 정작 대표할 만한 토종 컨테이너 리스 브랜드는 전무하다. 국내 컨테이너 리스사업은 지난 2008년 문을 닫았던 ㈜C&컨리가 유일할 정도로 취약한 상황이다.
현재 세계 컨테이너 리스시장은 소수 메이저 리스사(TEXTAINER, TAL, TRITON 등) 들이 독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해운선사들이 이들 메이저 업체들과 컨테이너 리스계약을 맺고 있는 실정이다. 도심공항은 국적선사들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컨테이너를 적재적시에 공급해 더 이상의 국부유출을 막겠다는 의도로 시작했던 것이다.
국내 해운물류업계는 국적 컨테이너 리스업체의 출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신용도와 재무구조가 탄탄한 CALT가 컨테이너 리스사업에서 큰 성장을 이어간다면, 국적선사들과 컨테이너 DP업체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스사업을 성공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국내 금융기관에서는 미국, 영국 등과 달리 컨테이너를 담보로 인정하지 않아 리스업체들의 대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제2~3금융권에서 대출이 가능하더라도 이자율이 높아 국내 리스기업들은 리스크를 떠안아야만 한다. 대량의 컨테이너를 저리로 끌어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하는 리스기업에게 담보를 통한 금융기관의 대출은 꼭 필요하다.
메이저 리스사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최근 해상운임 하락과 선박의 공급과잉 등으로 해운선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메이저 리스사들의 레이더망은 더욱 좁혀졌다. 대형선사를 넘어 중소형 선사들에게까지 컨테이너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리스사들의 경쟁이 지속되자 평균 PDM(일일리스료)도 과거에 비해 하락세를 보였다. 컨테이너 리스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의 채산성도 악화되고 있다.
▲ 한국도심공항이 흥아해운에 공급하는 컨테이너 박스 |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CALT는 시장진입과 동시에 성과를 보이고 있다. CALT는 국적선사인 흥아해운과 2,000TEU 규모의 리스계약을 체결해 컨테이너 박스를 8~10년간 리스형태로 공급한다. 이번 공급계약은 국내 컨테이너 리스업체와 국적선사의 계약체결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CALT는 향후 국적선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선사들에게도 컨테이너를 공급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예정이다.
CALT는 향후 해상운송용 드라이 컨테이너 박스를 시작으로 냉동(리퍼)컨테이너, 오픈 톱 컨테이너 등 특수컨테이너에까지 영역을 넓혀 리스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중장기 사업목표로 전 세계 CY(컨테이너 야적장) 확보와 네트워크 구축 등에도 힘쓸 예정이다. 류종명 물류본부장은 “CALT가 국내 컨테이너 리스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전문성 확보를 위한 인재육성 등 CALT 자체 노력도 중요하지만 컨테이너 수요처인 국적 선사들의 애정 어린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심공항(대표이사 이종철)은 1985년 설립 이래 무역서비스의 일익을 담당하고자 도심 속에서 ‘원스톱’ 공항서비스(체크인, 공항버스 등)를 제공하며 고객의 동반자로 발전해 왔다. 또한 중소 수출입기업에게 경쟁력 있는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자 2007년부터 지금까지 항만(부산, 평택) 및 공항(인천) 배후물류단지에 별도 법인 5곳의 물류센터를 설립·운영 중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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