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계 자동차 운반선사인 호그오토라이너스의 세계 최대 자동차전용운반선(PCTC : Pure Car and Truck Carrier)이 마산에서 국내 화주들과 만났다.
지난 7월7일, 호그오토라이너스는 신조선 <호그 타겟>호의 국내 최초 입항을 기념해 마산가포신항에서 행사를 열었다. 이 날 입항식에는 업계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해 호그오토라이너스 신조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마라톤 코스 길이 만큼 자동차 선적 가능”
호그오토라이너스가 발주한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 여섯 척 중 첫 번째로 인도된 <호그 타겟>호는 7만7000총톤수의 무게와 7만1400평방미터의 갑판, 8500대의 자동차를 운반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전용운반선이다. 갑판의 넓이는 축구장 10개의 넓이와 맞먹는다.
이번 신조선 운항을 통해 호그오토라이너스는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호그오토라이너스는 현재 진행 중인 파나마 운하 확장에 맞춰 신조선의 폭을 넓히고 램프의 인장 강도 및 폭과 높이를 크게 확장한 새로운 타입의 선대를 6척 발주했다. 아직 인도되지 않은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 5척은 약 3개월 주기로 내년까지 중국 샤먼선박중공에서 순차적으로 인도받게 된다. 샤먼선박중공은 중국에서 자동차선 건조 경험이 가장 풍부한 조선소이다.
기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최대 허용폭은 32.3미터였다. 그러나 2016년 파나마운하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32미터가 넘는 폭을 지닌 선박도 파나마 운하를 통항할 수 있게 된다. 호그오토라이너스는 파나마 운하 기항에 대비해 신조선의 폭을 36.5미터로 넓혀 설계했다.
넓어진 것은 폭 뿐만이 아니다. 기존 자동차선에서 최대 갑판 높이가 약 5.1미터였던 반면, 호그오토라이너스의 신조선 갑판 높이는 6.5미터로 확장됐다. 갑판 높이가 확장되면서 몸집이 큰 초대형 화물, 열차, 경비행기, 공항 탑승교 등을 선적할 수 있게 됐다.
신조선은 지난 6월3일 중국 샤먼 조선소에서 명명식을 가진 뒤 7월7일 마산항에 입항했다. 입항식 행사에는 한국GM,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중장비 및 벌크 화물을 취급하는 국내 복합운송업체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오전부터 계속 내린 비로 활동이 다소 불편했지만 화주들은 <호그 타겟>호 승선 행사를 통해 선적된 자동차 화물들을 살펴보고 화물들의 고박 상태, 선적할 수 있는 화물의 최대 크기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신조선에 큰 관심을 표현했다.
오후 한 시, 참석자들은 <호그 타겟>호에 승선해 14층에 위치한 갑판에서 호그오토라이너스 양진보 동아시아 세일즈 매니저, 천진충 선장의 안내를 받으며 선박 내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천진충 선장은 “마라톤 코스가 42.195킬로미터인데 자동차 8500대를 쭉 줄지으면 42.5킬로미터에 이른다. 그만큼 많은 자동차가 우리 신조선으로 수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직접 자동차가 선적된 화물 데크를 둘러 보기도 했다. <호그 타겟>호의 스턴 램프(부두와 배 사이를 연결하는 경사판)는 최대 375톤 무게의 화물까지 선적이 가능하며 사이드 램프는 22톤의 화물을 이동할 수 있다. 스턴 램프는 코끼리 75마리가 오갈 수 있을 정도의 무게 지탱 능력을 자랑한다.
행사에 참석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중장비 화물수송의 경우 높은 수익만큼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한 선적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호그오토라이너스의 화물 선적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니 신뢰가 깊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국 샤먼에서 출발한 <호그 타겟>호는 마산에서 프로모션 행사를 끝낸 뒤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일본 화주들과 만나게 된다. 한국과 중국, 일본발 물량이 전체 50%를 차지하므로 호그오토라이너스는 한·중·일 삼국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발 물량은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신조선은 우선 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된다. 우리나라에선 마산을 포함해 부산, 군산 등 주요 항만에 모두 기항한다. 다만 인천의 경우 갑문을 통과할 수 없어 현재로선 기항이 불가능하다. 호그오토라이너스코리아 측은 인천 항만청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시설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선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호그오토라이너스는 올해 자동차 물동량이 1.5% 가량 상승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는 지난 6년간 가장 낮은 증가 전망치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 전망 역시 어두운 편이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최근 한국GM이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한 것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은 어렵지만 호그오토라이너스는 초대형 자동차선 확보를 통해 통해 자동차 수송 강자 자리를 굳힌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호그오토라이너스코리아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화주들에게 포스트 파나막스 선박의 유용함을 널리 알리고 향후 중장비 및 중량 벌크 화물 시장에서 호그오토라이너스의 선진화된 선박 활용을 독려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또 자력 구동이 되지 않는 중량 벌크화물도 선적이 가능하도록 영역을 넓혀가겠다고 덧붙였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