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김포 고촌 제일모직 통합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수습이 더뎌져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제일모직 통합물류센터는 지난 2013년 서울 구로와 경북 구미에 분산된 물류센터를 통합해 신축한 것으로 연면적 6만2518㎡에 프리캐스트 콘크리트와 철골 골격을 세운 뒤 대부분의 벽을 샌드위치패널로 채웠다. 화재당시 센터 내부에는 의류와 잡화 1600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기자가 제일모직 통합물류센터를 직접 방문해 주변을 둘러보자, 다소 위태로운 모습의 물류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철골은 휘어져 위태로워 보였고, 이따금 매케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인근 물류센터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와 저희 센터가 상당히 인접해 있기 때문에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화재 발생이후 2~3일은 냄새가 심하고, 분진도 조금 날려 도크를 닫아놨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냄새도 심하지 않고,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 주위에 안전요원도 배치하고, 가림막도 설치하는 등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번 화재로 인해 지금까지 우리가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제일모직 본사를 통해 철거에 대한 비용부담 및 구체적인 예정일을 묻자, 철거를 위한 펜스를 설치하는 데만 40여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실제 철거는 7월 말에서 8월께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은 이 기간동안 우수차단 조치, 에이치 빔과 건물외벽에 설치된 캐노피 제거, 공사소음 차단, 방음판넬 등의 시스템 비계 설치를 할 예정이다.
철거비용에 관한 문제에 대해선 삼성SDI를 언급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건물의 실제 주인은 삼성SDI이고, 우리는 건물을 사용하고 관리하는 입장이다”면서 다소 애매한 대답을 내놨다.
철거가 지연될 경우, 수질오염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 김포시청 관계자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수질검사 결과, 특별히 우려할 만한 상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화재진압 때 사용된 소방수의 양이 1만톤에 달하고, 이 가운데 16000톤의 소방수를 불에 탄 의류와 원단이 머금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경인아라뱃길 수질오염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제일모직 측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장마철 2차 피해를 대비해 사전에 화재가 발생한 센터동과 물류동 사이에 오염수를 보관할 수 있는 초대형 저장창고를 설치할 예정이다”며 “이미 아라뱃길로 연결된 수로는 차단했고, 비상사태에 대비해 인천지역 폐수처리 업체와 계약을 통해 피해예방 대책을 세워놨다”고 설명했다.
김포시청 관계자는 “제일모직의 계획에 의거해 진행되며, 인허가 과정이 필요하다”며 “제일모직이 이러한 과정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없고, 각 행정절차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는 총괄하는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제일모직 측과 2차례 회의를 진행해 환경피해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으나, 물류센터의 규모가 워낙 커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한편 제일모직은 이번 화재로 인해 수도권에 임시 물류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상품을 공장에서 매장으로 직접 배송하고 있다. 새로운 물류센터 건립에 대한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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