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이 연평균 30%를 넘는 급성장을 지속하며 2010년 이후 건조량 등 주요 지표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국가 주요 정책사업으로 추진된 3대 조선기지를 완공하며 건조능력 부문에서 한국을 크게 추월했다.
산업연구원 홍성인 연구위원은 ‘중국 조선해양산업의 급속 성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이 급속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과 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中, 조선해양대국에서 이제는 조선해양강국으로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1600만CGT(수정환산톤수)로 세계 전체의 약 29.5%를 차지한 반면, 중국은 무려 39.4%를 기록했다.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한 원인과 관련해 홍 연구위원은 중앙정부에서 추진하는 3대 조선기지가 완공되면서 중국의 건조능력이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 8.7%에서 2008년 17%, 2013년엔 39.4%로 빠르게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은 물론 중국도 다수 부실 조선업체들의 퇴출과 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건조능력의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은 조선해양산업의 목표를 조선해양대국에서 시스템 개편을 통해 조선해양강국으로 설정했다. 이는 3대 조선기지(발해만, 장강, 주강 유역)를 세계적 기지로 육성하고, 해양플랜트 시장 점유율 20% 이상, 선박 기자재 능력 및 수준제고를 통해 선박탑재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선박금융에서 발휘되고 있는 중국의 막강한 자금력은 이미 세계 금융산업을 주도하고 있고, 대규모 해외자원 개발 및 수입과 연계된 선박, 해양수요도 중국 업체와 연결돼 있다.
중국의 국가역량은 위축된 글로벌 수요를 보완할 수 있을 정도로 확대됐고, 2009년 이후 세계 최대 신조선 발주국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자국 화물과 연계된 수요는 물론 정책적으로 노후선 퇴출 장려를 통해 창출한 신조 물량 등을 포함한 신조선 발주규모는 2009년 72억달러, 2010년 173억달러로 1위를, 2013년에는 119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중국의 노후선박 해체 촉진을 위한 중국 정부 보조금은 대상이 다양하고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노후선을 해체하고 신규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는 중국 선사에 t당 약 247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조선부문에 보조금을 직접 주는 것이 아니라 수요부문인 해운선사의 스크랩 보조금을 통해서 간접지원함으로써 해운과 조선 부문에 모두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0년부터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한 중국은 2013년 이후 해양 관련 부문에서 성과가 가시화됐다. 지난해 잭업리그 시장을 단기간에 주도하면서 기존 강자였던 싱가포르를 추월한데 이어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시장도 빠르게 진입했다. 이와 관련해 홍 연구위원은 워낙 다양한 업체들에 의한 해양플랜트시장 공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자국 광구는 다양한 해양플랜트와 관련 기자재 국산화 및 상용화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주잔량 부문, 중국 1위 ‘초읽기’
중국이 수주잔량 부문에서도 한국을 조만간 뛰어넘을 태세다. 최근 해양플랜트 분야 누적 수주잔량 실적은 한국이 약 587억달러, 중국이 498억달러로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수주실적의 역전으로 수주잔량에서도 중국의 추월이 예상된다.
해양 관련 분야 수주실적에서 2013년 한국이 188억달러에 머문데 반해 중국은 245억달러로 금액기준 한국을 추월했고 최근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이 주력으로 하는 드릴십, 잭업리그, 지원선 등의 수주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금액기준 시장점유율은 38%로 한국을 크게 추월했다. 또한 척당 수주금액에서도 중국에 비해 한국이 월등히 높았다. 하지만 올 들어 한국이 하락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조선해양산업은 현재 진행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질적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홍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의 수요 창출 정책, 최근 중국 선박의 수요자가 자국 선사 위주에서 선사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향후 성장요인으로 꼽으며 해양플랜트분야에서 빠른 성장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조선업체 구조조정이 완료되고 있고 외고교, 강남, 후동중화 등과 같이 초대형 업체가 가동돼 규모의 경제에 효율까지 갖추면 세계 시장의 블랙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한국과 중국 조선업계는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를 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단기적으로 중국 조선업체들의 자국 물량 확보에 따라 해외시장에서의 경쟁강도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중장기적으로는 질적으로 강화된 중국업체와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또한 중국의 정책효과 외에도 건조기술 제고, 기자재 부문의 자급률 제고는 예상보다 빠를 전망이다. 이에 홍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조선 및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장을 더욱 차별화하고 고부가가치 기술을 접목한 고품질 영역으로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국내 대형 조선해양업체가 지향하고 있는 해양 엔지니어링 부문 강화전략이 타당한 것으로 보이나 상선부문의 효율 저하와 취약한 해양 공급사슬 영역의 보완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양부문 프로젝트에서는 실적을 통한 검증이 중요한데 국내에서 실적을 쌓을 해상광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에너지 공기업들과의 패키지형 해외 에너지 개발 추진 등도 바람직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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