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중국 투자액을 두고 한국과 일본기업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전에는 한국기업의 대중국 직접 투자액이 일본을 앞서기도 하는 등 엇비슷했지만 최근에는 일본기업이 2배 이상 많은 수치를 기록, 한국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에 따르면 최근 10년(2004년∼2013년)간 한국의 대중국 직접 투자액이 361.5억 달러(중국 기준)를 기록한 반면 일본 기업의 투자액은 529억 달러에 달해 167.5억 달러의 차이를 보였다. 최근 3년간 양국 기업들의 투자액 양극화로 일본 기업의 직접투자액이 높게 나타난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일본의 대중국 투자액은 207.4억 달러로 같은 기간 한국의 투자액(85.4억 달러)보다 2.4배나 많았다.
한국과 일본의 대중국 투자액 추이는 2008년을 전후로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2004년에 62.5억 달러를 기록해 같은 해 일본보다 8억 달러나 많은 금액을 중국에 투자했다. 그 이후 2008년까지 한·일 양국은 비슷한 투자액 추이를 보였다.
최근에는 일본은 연간 투자액이 70억 달러를 웃도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연평균 투자액이 3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주춤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관계가 악화되고 중국에서 반일 감정이 높아진 후에 일본 기업들의 공격적인 행보가 더욱 뚜렷해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중국내에서 반일 감정이 비등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경분리의 전략에 따라 중국 시장 침투를 위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분석은 투자업종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주로 제조업 생산기지(비중 68.7%, 2012년 기준)를 만드는데 투자하고 있는 반면 중국 소비자를 직접 겨냥하는 유통 및 임대 등 서비스업 비중은 10.8%로 매우 낮았다. 그러나 일본기업은 제조업 비중이 61.8%로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서비스업 비중이 우리 기업들보다 매우 높은 26%에 달해 중국내 서비스 거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음을 반증했다.
대중국 투자가 향후 수출증대는 물론 현지 서비스 시장진출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 최용민 지부장은 “한국이 중국 제1의 수입국으로 발돋움했을 정도로 무역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한국의 투자액이 중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에 10.3%에서 지난해에는 2.6%로 크게 낮아진 수치가 보여주듯 중국내 투자에는 인색한 측면이 있다”면서 “반면 일본은 중국과 정치면에서 뚜렷한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투자를 꾸준히 늘려 대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