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는 3월 4일 멕시코 정부에 대한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상향조정했다고 발표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부여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은 에너지부문 개혁안을 비롯하여 장기성장성을 높이는 일련의 개혁조치들이 통과된 점을 반영한 것이다.
2000년대 이후 멕시코는 거시경제 안정성을 개선시켜 왔지만 과점적인 산업구조, 비대한 비 공식부문, 낮은 교육수준이 경제 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구조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과거 10여년간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주요 개혁조치들이 실현되지 못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향상된 정당 간 공조체제에 힘입어 방송통신 개혁안, 교육부문 개혁안, 세제개편안, 에너지부문 개혁안, 금융부문 개혁안 등 일련의 개혁안들이 통과된 점은 그 동안 지체돼 온 경제 효율성과 성장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에너지부문 개혁을 통해 국영석유회사 PEMEX에 의해 독점돼 오던 석유부문이 개방되면서, 해외 및 민간업체들이 국내 석유자원 개발과 생산(E&P)에 참여해 효율성을 개선시키고, 에너지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 및 유류생산량 증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중기적으로 경제성장률 개선과 재정수입 확보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재정부문 개혁 역시 기존의 재정책임법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2017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어, 중기적인 재정건전성 개선도 예상된다.
신흥국 전반에 걸쳐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조치)은 멕시코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대응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적자가 전년보다 늘어난 GDP 대비 1.8%를 기록했지만, 이는 Net FDI 유입 규모가 이를 상회하면서 변동성 높은 대외자금 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체 대외채무 대비 66.1%의 외환보유고(IMF의 신용공여 포함)를 확보하고 있어 유동성 위험은 높지 않고, 개혁을 통한 거시경제 개선, FDI 유입세 지속, 수출증가 전망 등도 대외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편, 멕시코 정부는 2013년 GDP 대비 2.3%의 재정적자를 기록했고,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 예산안에서 이보다 높은 수준의 적자를 편성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시행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나이스신용평가는 멕시코의 재정운영이 전반적으로 재정책임법 하에 운영되고 있고, 공공부채 수준이 GDP 대비 38.4%로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재정안정성 역시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013년 성장률은 상반기 정부지출의 집행 지연, 수출 둔화, 대형 건설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건설업 침체로 인해 1.1%에 그쳤지만, 2014년 들어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이 증가하고, 미국 경기회복을 통한 멕시코산 제품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3.1%의 성장률로 개선될 전망이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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