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불황의 긴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선ㆍ해운업계에 업황 회복의 기미가 미미하나마 보이고 있다. 전체 시황은 아직까지 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실적악화의 주범인 해상 운임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상선 발주가 재개되는 등 기대를 걸만한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19일 조선업계 및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신조선 수주량은 208만555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2개월 연속 200만CGT를 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117만2009CGT)이 가장 많았고, 한국(70만7542CGT), 일본(11만8335CGT), 유럽(3만4960CGT)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수주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상선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벌크선, 유조선, LPG선 등 한동안 발주가 뜸했던 상선들이 수주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조선사의 경우 현대중공업은 1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5척과 LPG선 1척 등 조선부문에서만 9척을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2척과 1000TEU급 컨테이너선 1척을, SPP조선은 PC선 1척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조선사들도 대형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을 수주하며 상선 수주행렬에 가세했다.
이달 들어서도 한진중공업이 컨테이너선과 가스선을 수주한 데 이어 삼성중공업이 최근 칠레 선사와 9000TEU급 컨테이너선 14척(옵션 7척 포함)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등 상선 발주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드릴십과 FPSO 등 해양 시장은 올해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상선시장까지 살아난다면 대형 조선사는 물론, 중소형 조선사들도 일감을 확보해 회생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강식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신조시장이 리먼사태 이후 처음으로 2년 후가 보이는 정상적인 신조시장으로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장기불황으로 적자가 누적되며 위기에 빠진 해운업계에도 희망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주 현재 1208.37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운임이 바닥까지 떨어졌던 작년 동기에 비해 23.9% 상승한 것으로, 실적개선을 위한 양호한 출발로 평가된다.
지난해 초 900포인트대 초반이던 중국 출항 컨테이너 운임지수(CCFI)도 올 들어 1100포인트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향후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미주(아시아-미주)와 구주(아시아-유럽) 운임을 각각 600달러(40피트 기준), 350달러(20피트) 인상한 해운업계는 오는 3월(구주)과 4월(미주)에도 운임을 추가 인상할 계획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올 들어 지난해에 비해 영업수지가 개선되는 등 양호한 출발을 하고 있다”면서 “향후 추가 운임인상도 예정돼 있어 연간 영업수지도 지난해 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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