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라인의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 추가 발주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머스크라인의 모회사인 AP묄러-머스크(AP Møller-Maersk) 그룹은 지난해 2월 대우조선해양에 10척의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이 선박은 말라카해협을 운항할 수 있는 최대크기로, 일명 말라카막스(Malaccamax) 컨테이너선으로 불린다.
머스크그룹은 계약 당시 동급 선박 20척을 추가 발주한다는 옵션을 설정했다. 옵션분 20척 중 10척은 지난해 6월 발주됐다. 나머지 10척의 발주 기한은 올해 2월까지다. 당초 지난해 12월 말이었다가 2개월 연장됐다.
머스크그룹은 남은 10척의 옵션분 발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트레이드윈즈 인터넷판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해운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비 부담이 발주를 포기하게 한 배경으로 보인다.
지난해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신조선가는 척당 1억9천만달러(약 2100억원)였다. 20척을 건조하는데 드는 비용은 무려 38억달러(약 4조2천억원)에 달한다. 해운시장이 회복의 기미를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10척을 추가발주하는 게 머스크그룹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머스크그룹은 다음달 27일 발표되는 2011년 영업실적보고서에서 옵션분 10척의 발주 포기를 공식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발주된 말라카막스 신조 컨테이너선 20척은 2013년 여름부터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머스크그룹은 그동안 경쟁선사를 압도하기 위한 과감한 경영전략을 구사해왔다. 세계 최초로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바다에 띄워 해운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뒤 지난해엔 말라카막스 발주에 이어 9월 중국-유럽항로에서 매일운항의 기치를 내건 데일리머스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데일리머스크 서비스는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많다. 프랑스 해운컨설턴트인 알파라이너는 다른 선사들까지 매일운항 경쟁에 뛰어들게 해 유럽항로의 침체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스크그룹은 지난해 해운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항로의 바닥운임이 적자성적표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알파라이너는 올해 상반기까지 운임약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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