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 전용 유람선인 아라리호(정원 90명)는 승객 한 명도 태우지 못한 채 인천터미널을 출항해 김포터미널로 향했다. 이 배는 김포터미널에서 2명만 태운 채 운항했다. 또 다른 유람선인 시티호(정원 300명)도 이날 4명의 승객만 태운 채 경인아라뱃길을 운항했다.
경인아라뱃길 시범 운항을 시작한 지난 10월29일 이후 운항한 화물선도 1척에 불과하다.
2조2500억원을 들여 만든 경인아라뱃길이 시민단체와 인천시 등의 우려대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주변 볼거리가 없어 관광객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데다 물류기능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터미널부터 김포터미널까지 연결되는 경인아라뱃길을 따라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당초 여객선 9척과 국제선을 포함해 화물선 9척이 운항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화물선은 지난 4일 제주를 출발한 '야나세호'가 생수 900t을 김포터미널로 운반한 것이 전부이다.
유람선을 포함한 여객선도 3척이 운항하는 데 그쳤다. 시범 운항 후 지난 12일까지 45일 동안 아라리호와 시티호를 이용한 관광객은 하루 평균 19명과 51명에 불과하다. 관광객들은 주말에만 탑승할 뿐이다.
그나마 하모니호(정원 685명)만 인천·김포터미널에서 하루 평균 577명의 관광객을 태웠다. 이 배는 연안부두와 팔미도 등 볼거리가 있는 인천 연안을 운행하기 때문이다. 인천해경의 한 관계자는 "하모니호는 인천 앞바다를 둘러볼 수 있어 그럭저럭 관광객들이 탑승하는 편이지만 경인아라뱃길만 왕래하는 아라리호와 시티호는 평일엔 탑승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인아라뱃길 때문에 생활권이 남북으로 갈라진 주민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이 통과하는 인천 계양구와 서구 원당, 경기 김포시 주민들의 가장 큰 불편은 교통문제다. 수공은 경인아라뱃길 인천 구간에 6개의 교량을 설치했지만 기존 도로망과 연결이 안돼 주민들은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교량이 높고 가파르게 건설돼 운전자들의 불편도 크다. 특히 계양구 다남교는 심한 굴곡의 S자형, 급경사로 건설돼 사고 위험까지 안고 있다.
인천시는 민원이 끊이지 않자 최근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113건의 민원을 접수, 정부와 수공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천시의회도 최근 경인아라뱃길사업으로 발생한 문제의 보완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국회와 국토해양부, 수공 등에 보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경제성도 없는 아라뱃길은 주운수로 수질악화와 수도권 매립지 악취, 교통불편 등 민원만 유발시키고 교량과 공원 등 시설물 유지 관리비는 연 50억원이나 든다"며 "정부가 비용을 보전해주지 않으면 아라뱃길 시설물을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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