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4 10:00
“국제 곡물가격 상승 압력 더 커질 전망”
中, 일부 곡물 수입 늘리자 국제가격 ↑
중국은 주식용 곡물인 쌀과 밀은 자급하고 있으나 콩은 소비량의 85%를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사료용 옥수수의 수입도 최근 육류 소비 확대를 반영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국은행 해외조사실 아주경제팀이 ‘중국의 주요곡물 수급현황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언급했다.
아주경제팀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용 곡물은 정부의 증산계획, 식습관 변화에 따른 1인당 소비감소 등을 감안할 때 자급이 가능하겠지만 콩과 옥수수는 식용유, 육류, 유제품 등의 수요 증가와 축산업체 대형화 등에 따라 수급불균형이 심화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은 주로 콩을 수입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옥수수 수입도 늘어날 것이며 기상여건에 따라 밀의 수입도 간헐적으로 확대될 수 있어 국제곡물가격의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다수의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곡물 수급 현황에서 주식용 곡물인 쌀과 밀은 대체로 자급상태를 유지하는 양상이다.
1998년 이후 5년 연속 생산이 급감했으나 2004년 이후 증산정책에 힘입어 자급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설탕, 면화 등 환금성 작물이 부족할 때는 수입으로 대처하되 주식용 곡물이 부족할 때는 직접보조금 지급, 최저수매가격제도 등을 통해 증산을 독려하고 있다.
다만 밀은 사료용 소비가 빠르게 증가(2010년 전체소비의 11.0%)하는 가운데, 주산지인 화북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금년에는 수확량 감소가 예상된다.
미국 코모도어 리서치사 제프리 랜스버그 사장은 최근 블룸버그지 보도에서 가뭄으로 중국의 금년도 밀 수확이 전년보다 백만t 가량 감소할 것이며 이에 따라 수입량도 2010년 140만t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사료 가공용 곡물인 콩과 옥수수는 주식용 곡물에 비해 자급 여건이 나쁜 편이다. 식용유 사용이 많아 수요는 막대하지만 생산면에서는 비교열위에 있는 콩의 자급도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옥수수는 대체로 자급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육류, 계란, 유제품 소비 확대에 따른 사료용 수요 증가와 기상악화에 따른 수확 부진이 겹치면서 최근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아주경제팀은 보고서에서 향후전망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주식용 곡물의 경우 쌀, 밀은 안정적인 수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면에서는 중국정부가 높은 식량자급률 유지를 위해 생산성 향상 및 비축시스템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쳤다. 네전방 국가곡물국 국장은 지난 16일 중국 정부는 곡물을 대량 수입해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므로 기본적으로 자체 조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세계 곡물 소비중 중국 비중(2009년 기준)은 쌀 31%(1위), 밀 17%(1위), 옥수수 20%(2위, 1위는 미국)로 매우 높은 반면 전세계 교역량은 크지 않아 국내식량수요의 상당 부분을 국제시장에서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쌀과 옥수수의 전세계 교역량은 중국 소비량의 각각 22%, 58%에 불과하며 밀은 126%로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이를 위해 12차 5개년 계획 기간중 식량안보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며 그 일환으로 '수리(水利) 개혁'에 향후 10년간 4조위안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농업 현대화 및 인프라 구축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만 이들 곡물의 초과생산량 규모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이상기후 현상이 수시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주식용 곡물, 특히 밀은 간헐적으로 수입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정부의 증산정책에도 불구하고 도시화 진전 등에 따른 농경지 축소, 토질 하락, 수자원 부족 등 재배환경 제약으로 식량 생산 증가세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개간 가능한 토지는 현재 농지면적의 4%에 불과하고, 중등 및 하등급 토지비중이 67%를 차지하며, 1인당 평균 수자원은 세계 평균 대비 28%에 불과하는 등 농업자원 및 환경이 열악하다.
한편 중국의 농산물 수확이 주산지 위주로 집중돼 해당지역에 자연재해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최근 10년간 곡물손실의 60%가량이 가뭄 때문에 발생했는데 1990년대 2년에 한번 정도였던 가뭄이 기후변화, 수리시설 부족 등으로 최근 10년 사이에는 매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료 및 가공용 곡물에 대한 전망에서는 콩과 옥수수는 소득 탄력성이 큰 육류, 유제품, 식용유 등의 수요 증가와 축산업체 대형화 등에 따라 수급불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콩은 국내생산의 가격경쟁력 회복이 어려워 수입규모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며 중국내 재배방식이 규모, 기계화 정도, 종자개발 등에서 주요국들에 비해 열악해 미국보다 재배원가가 30% 높으며 이에 따라 수입 콩에 비해 국산 콩 가격이 20%가량 비싼 상황이다.
옥수수는 중국 정부가 식량자급대상 중 하나로 중시하고 있으나 사료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일부에서는 콩과 마찬가지로 수입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2004년 식량유통체제 개혁 이후 영향력이 커진 외국 곡물 메이저들이 글로벌 소싱 차원에서 중국 내보다는 외국에서 생산된 곡물에 의존하고 이로 인해 곡물수입이 급증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중국은 주로 콩을 많이 수입했고 쌀, 밀, 옥수수 등은 국내생산으로 수요를 충당해왔다. 그러나 2010년 들어 기상여건 악화, 소비 증가 등으로 일부 곡물의 수입을 늘리자 국제가격도 함께 상승했다.
작년 수입이 급증했던 옥수수는 중국 소비량의 0.1%에 불과했으나 중국이 곡물의 블랙홀이 될 경우 세계 곡물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밀의 경우 금년 들어 화북 지방의 극심한 가뭄으로 여름 밀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밀 가격이 3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UN 식량농업기구(FAO)는 중국 밀 생산량의 2/3를 차지하는 이들 지역의 수확이 타격을 받을 경우, 세계적인 식량 공급난을 초래해 국제적인 식량가격 파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최근 경고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콩 이외에 옥수수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더해 기상여건에 따라 밀의 수입도 확대될 수 있어 쌀을 제외한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곡물가격 상승은 중국의 식품인플레이션 원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세계적인 식량안보 분위기의 확산, 일부 곡물의 부족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특히 밀은 세계전체의 소비량(2010년 기준)이 6억6300만t으로 쌀(4억5,100만t)보다 훨씬 많은 데다 이를 주식으로 하는 지역의 분포도 넓어 다른 곡물에 비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곡물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식량가격 폭등으로 지난해 6월 이후 저개발국가의 주민 4,400만명이 극도의 식량부족 상태로 빠져들었다고 분석했으며 최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이 식량가격 급등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최근 민주화 시위가 있었던 이집트는 최대 밀 수입국이며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대부분 국가들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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