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1 10:50
RG보험요율, 조선업계 재도약에 암초
금융회사들 지난해 하반기 RG 요율 일제히 인상
“조선사들은 아직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씨름?” 수주 증가로 조선사 경영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데도 뒤늦게 인상되고 있는 선수급환급보증(RG) 보험요율만 보면 그렇다. RG보험은 조선사가 제 때 선박을 건조하지 못할 때 발주처에서 받았던 선수금을 금융회사가 책임지고 돌려주는 상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조선사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RG보험 부실이 커지고 금융회사도 인수를 꺼리는 바람에 요율이 급등했었다.
이후 경제가 회복되자 요율도 한동안 안정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다시 치솟고 있다. 조선사들은 RG보험 요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나 금융회사들은 `요지부동`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수출보험공사 등은 지난해 하반기 RG 요율을 일제히 인상했다.
업체별 인상폭은 차이가 있으나 대형 조선사들은 선박 계약금액의 0.1~0.2%포인트, 일부 중형사들은 0.5%포인트 넘게 올랐다.대형 조선사들이 적용받은 RG요율이 금융위기 이전 0.3% 안팎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조선사들의 부담을 가늠할 수 있다.
지난달 해외 수주를 위해 은행에 RG보험을 신청한 A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0.5%였던 보험요율이 1%라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A사의 신용등급은 `A1`으로 낮지 않고 지난해 4000억원대 영업 이익을 기록한 점은 고려되지 않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은행권의 RG보험 요율이 급등하면서 조선업계가 받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금융회사들이 경제위기 때 RG보험 부실로 고생한 점을 고려해도 지나치다”고 말했다.
조선사들은 수주 계약 후 1~2개월 내 RG를 가입해야 한다. 이들은 업황이 호전되면서 수주가 늘고 있는데도 보험사들이 RG를 제한적으로 취급하는 바람에 은행을 찾는데, 당장은 그들이 제시하는 요율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를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한 조선사 재무담당자는 “요새 금융회사들이 지나치게 RG를 기피해 `딜`을 성사시키고도 불안한 경우가 많다”며 “신규 수주가 늘어 안정적인 현금유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아직 남아있어 요율을 낮추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조선사들의 최근 수주가 호황기 수준을 회복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물론 조선사들의 현금흐름을 보면 아직 부채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현대중공업의 외부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3조1701억원으로 높은 수준이고,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러나 조선사 관계자는 “재무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은행들이 과도한 요율을 적용하고 있다”며 “수주를 위해 은행을 이용해야 하지만 요율 인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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