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6 18:48

오리엔트조선 법정관리 신청

무리한 사업확장이 화 불러
중견 조선소인 오리엔트조선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지방법원 민사12부(부장판사 김신)는 오리엔트조선과 자회사인 오리엔트중공업이 지난 5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995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15년째를 맞은 오리엔트조선은 무리한 사업확장과 글로벌 경제침체로 파탄에 이르게 됐다.

선박 수리와 선박블록 생산으로 성장을 거듭해 오던 오리엔트조선은 건화물선 시장이 활황이던 지난 2007년 미부인텍(현 오리엔트중공업)을 인수한 뒤 곧바로 신조선 시장에 뛰어 들었다. 진출 첫해 3만3천t급에서 18만t급에 이르는 총 40여척의 벌크선을 수주하는 괄목할만한 실적으로 조선업계의 다크호스로 지목되기도 했다.

오리엔트조선은 이듬해 4월 4천억원을 투자해 광양 95만1800㎡(29만평) 부지에 조선소를 착공하는 등 본격적인 신조선 사업에 나섰다. 광양조선소는 지난 5월 중순께 광양 소재 조선소 중 처음으로 18만t급 케이프사이즈 선박을 진수해 주목을 받았다.

승승장구하던 오리엔트 조선은 지난 2008년 말 터진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으며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 오리엔트조선과 오리엔트중공업은 2008년 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엔 153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또 시설확장에 따른 후유증으로 부채규모는 3972억원에서 6121억원으로 54.1% 늘어났다. 오리엔트조선은 최근 광양 조선소 공사대금 90여억원을 체불해 협력업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편 부산지방법원 관계자는 "오늘(16일) 대표자 신문을 마쳤으며 19일 현장검증을 할 계획"이라며 "한두달내로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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