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13 11:23
KSG 에세이/ “국가 번영의 확실한 초석은 출산과 육아와 교육”
서대남 본지 편집위원
“현재 신부님은 임신 4개월째를 맞아 이 자리에 선 아주 귀하신 몸입니다. 하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해 주십시오!”
며칠 전 세기의 결혼식으로 큰 화제를 낳으며 국내외를 떠들썩하게 한 국내 톱스타 J군과 K양의 결혼식 사회를 맡은 유명 중견배우 P씨가 연방 함박웃음을 웃으며 신이 나서 진행도중에 덧붙이는 예상외의 유쾌한 코멘트였다.
“요즘 여성들은 결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며 출산 역시 선택사항으로 여기지만 결혼과 출산은 가정이나 국가적으로 여성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역할이며 보배로운 필수조건에 속합니다.”
이날 혼례를 집전한 초대 문화부장관 L박사의 상당히 길었던 훌륭한 주례사중 가장 힘주어 강조한 의미 깊은 대목이다. 창조주의 섭리 중 가장 위대한 일은 생명체를 만들고 특히 여성의 고유기능인 잉태와 출산을 통해 만물의 영장이라 할 수 있는 인간을 지속적으로 번식케 함 일 것이며 이 또한 축복중의 으뜸 축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신부 부친이 해운업계 출신이라 양가 도합 500명이란 한정된 비공개 결혼식 초청에 낯익은 몇몇 해운업계 원로들을 모시고 참석의 영예를 안은 필자가 이날 예식에서 유달리 인상 깊었던 일은 현 사회문제를 반영하듯 바로 이 ‘출산’ 을 예고하는 어휘가 수차례 회자된 점이었고 하객 거개도 이미 보도로 알고는 있었지만 이를 확인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앞서 보름 전쯤 해운업계 동료 L씨의 아들 결혼식장에서도 피로연이 시작되자마자 갑자기 신랑이 돌잡이쯤으로 보이는 예쁜 딸을 덥석 쳐들어 안고 나타나 하객들을 경악케 함과 동시에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 속에 축하를 받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았으며 나아가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우리 손자도 아빠 엄마 결혼식 때 이미 출생을 예고하여 온 집안이 경사로웠던 기억이 새로웠다.
옛날엔 임신을 하면 초반에는 복대로 위장을 하며 이를 숨기기가 일쑤였고 절차(?)를 무시하고 속도를 위반한 출산의 경우에는 주위로부터 눈총을 받던 시절과는 달리 이젠 귀중한 생명을 잉태하고 이를 출산하는 일은 비단 한 가정에 국한된 집안 일이요 경사일 뿐 아니라 출산과 육아 및 교육과 산업인력 공급 및 고급두뇌 확보와 이의 원활한 공급문제는 사회적이나 국가적인 견지에서도 참으로 중차대한 국책사업(?) 이요 인력이 국가경영과 경쟁력의 관건이 되고 있는 차제에 이는 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다.
근년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30여년전만 해도 산아제한을 엄격히 장려하며 아들딸 구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슬로건을 앞세우던 우리나라 출산율이 2009년엔 세계최저를 기록한 1.15명에 불과해 1980년도부터 인구 자연대체율인 2.1명 이하로 떨어진 뒤에 2000년도 이후로도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작년 한해 우리나라 출산인구는 44만5천명으로 1981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심각한 저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WHO 발표 세계 보건통계를 보면 출산율 1.2명으로 193개국중 북한의 출산율에도 뒤지는 우리나라가 40년 뒤에는 인구가 420만명이나 줄게되며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78.5세(여자 82세, 남자 75세)로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더욱 심화 시킬 것으로 전망되어 큰 우려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자립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국가경영의 최적 인구는 1억이라고 하는바 저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초등학생에서 대학생까지의 학령인구도 올해 들어 1000만명선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20년후인 2030년에는 현재의 990만명이 616만명으로 떨어지게 되고 이는 1970년의 1,260만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부존자원도 재원도 없이 오로지 우수하고 풍부한 인력이 국민경제의 젖줄이 되어 오늘의 한국을 이룩했다면 열악한 조건하에서도 맨땅에 헤딩을 하며 자본집약적인 해운산업을 세계적 선진대열로 일궈낸 주역은 역시 맨파워일 것이다.
부동의 세계1위 조선강국을 견지해 오고 있는 우리나라의 해운세력은 G-10을 웃돌아 2009년 ISL 통계에 의하면 보유 선복량이 1121척, 4,436만DWT(재화중량톤)로 그리스 일본 독일 중국에 이어 막강 세계 5위를 마크하게 됐다고 하며 비공식 집계에 의하면 화주국이면서도 선주국인 한국선사의 지배선단은 무려 1억t에 이른다고 한다.
이같이 저출산에 의한 산업인력 부족현상은 우리 해운업계 역시 60년대의 단계적 경제개발계획에 의한 수출드라이브 정책 실시 이후 해상물동량이 급증하여 한국해대(400명)나 목포해대(300명)등 세계적인 양대 우수 해기사 양성기관을 가지고도 해상인력이 부족하여 단기 양성코스를 신설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던 시절로 회귀하는 조짐마저 보이지 않을까 염려된다.
부산해사고(240명)와 인천해사고(180명) 등에서 배출되는 인원을 합해 연간 1,120명으로 국적선사와 해외취업 수요 등 15,000명 이상을 계속 지탱해 나갈수 있을지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것이며 자동화 기계화하고 있는 신조선들이 요구하는 첨예화된 고차원의 원활한 운항기술과 안전문제를 수입인력으로 충당이 가능할지도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할 대상으로 보인다.
마을마다 애기 울음소리가 귀해진 요즘 가정이나 국가나 사회는 대대적인 출산 장려 캠페인은 물론 사회경제적 구조측면에서 큰 문제점으로 대두돼 온 여성의 출산을 이유로 능력을 폄하하거나 급여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주는 지배적인 후진적 기업문화 관습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요즘 결혼하는 신랑 신부의 가장 값지고 멋지며 비싼(?) 혼수와 예물이 뱃속에 아기를 담고 혼례를 치르는 것이란 ‘조크’가 예사롭잖게 참으로 축복받을 덕담 같고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투자적 개념의 복지인프라 구축을 서둘러 이들에게 뭔가 보탬을 주는 정책의 입안과 실행이 진짜 국가의 기간전략사업 제1순위로 상위 랭크되는 사회를 주창하고 싶다.
혼례 때 신부소개는 단순히 누구누구가 아니라 ‘임신 몇 개월째 아무개’ 식으로 될 날이 머지않을 같고 애기 넷을 두고도 하나를 더 바란단 개그우면 K씨처럼 댓돌위에 여러 켤레의 아기들 신발이 가지런하던 옛날이 다시 찾아 올 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초로의 누구나가 한결같이 “예쁜 처녀를 보면 아들 하나쯤 더 둘 걸, 멋진 총각을 보면 딸 하나쯤 더 둘 걸!” 한다는 아쉬움이 남의 얘기만은 아닐 듯 하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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