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3 09:18
그리스의 선박왕 오나시스의 명성은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극동의 선박왕'으로 불리는 권혁 일본 시도상선 회장의 이름은 일반인에게 낯설다.
한국인인 그는 1991년 일본으로 건너가 자본금 1억 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18년 만에 290여 척의 선박을 거느린 선박왕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종류에 따라 선박 한 척당 가격이 400억 원에서 1천300억 원이 넘는다고 하니 그가 보유한 선박의 전체 가치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3일 출간된 `현명한 부자는 선박에 투자한다'는 일종의 선박투자 길라잡이다. 저자 김상록 씨는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도 권 회장과 같은 제2의 선박왕이 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바로 선박투자를 통해서다. 주식, 부동산 투자와 달리 생소한 선박투자는 쉽게 말하면 투자자가 선박을 사서 해운회사에 빌려주고 임대료를 수익으로 얻는 것을 말한다.
권 회장도 일본의 중고 자동차 운반 전용선을 사서 수리한 뒤 이를 해운회사에 일정 기간 빌려주고 용선료를 받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마침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발전을 거듭해 수출물량이 늘어났고, 자동차 운반 전용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시기와도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배를 직접 살 엄두조차 못 낸다. 해운에 대해 잘 알지 못할뿐더러 배를 사는 데 어마어마한 금액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에서 일반인들도 쉽게 선박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과 투자의 원리, 각종 전문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놓았다. 오나시스나 권 회장처럼 선박투자를 통해 거부를 일궈 낸 사람들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선박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로도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증권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구입 대금을 어느 정도 부담할 능력이 있는 금융자산가라면 직접투자도 고려해볼 만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저자는 "전 국민이 활발하게 선박투자에 나서는 해운강국 노르웨이처럼 한국도 조선, 해운, 금융, 펀드가 공조해 선박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해운 강국 코리아'의 날도 결코 먼 꿈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런던 카스비즈니스스쿨에서 선박금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때 해운회사 기획실에서 선박매매를 담당했으며 지금은 영국 런던에 있는 선박중개회사 `카스마리타임'의 대표 이사로 재직 중이다. 업계에서는 선박금융 등에 관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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