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21 10:18
한일항로/ 지난해 실적 들여다보니…
수입물동량 두자릿수 상승…수출물동량 예상보다 소폭 감소
최근 선사들의 물동량 상한제(실링제) 실시이후 운임회복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한일항로는 지난해 물동량이 4%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상반기 원·엔화 환율하락의 여파로 국내 수출화물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을 감안할 때 이같은 실적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항로 취항선사 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지난해 한일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39만4천TEU로, 2006년의 134만2천TEU보다 3.9% 성장했다. 이중 양국간 수출입 물동량(로컬물동량)은 4.8% 늘어난 61만9천TEU, 피더물동량은 0.8% 늘어난 36만8천TEU, 환적물동량은 5.5% 늘어난 40만7천TEU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한일항로는 상반기까지 원·엔화 환율의 하락세가 이어지며 수출물동량도 동반 감소하는 악재에 시달렸다. 물동량 감소는 곧 운임하락으로 이어져 국내 영업담당자들은 마지노선까지 떨어지는 운임으로 수익성이 크게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 항로의 수출물동량은 생각만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로컬 수출화물은 2.3%, 피더 수출화물은 6.1% 감소했고 환적 수출화물은 오히려 소폭(0.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물동량은 77만1천TEU로 2.2%(1만8천TEU)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와 비교해 환율하락은 수입물동량의 높은 성장을 가져왔다. 로컬수입화물은 13.3%, 피더 수입화물은 9.8%, 환적 수입화물은 14.8%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로써 전체 수입화물은 12.6%(7만TEU) 성장한 62만3천TEU를 기록했다.
2006년보다 수출물동량에서 1만8천TEU를 덜 수송한 대신 수입화물에서 7만TEU를 많이 수송해 결과적으로 선사들은 지난해 남는 장사를 한 것이다. 더구나 수입물동량의 신장으로 수입항로 운임이 상승세를 타면서 수출항로에서 밑진 장사를 수입항로에서 메꿨다고 할 수 있다.
수출화물의 감소와 수입화물의 증가는 양 노선간 물동량의 균형을 가져오기도 했다. 로컬 수출입물동량 비율은 2006년 54.4:45.6에서 지난해엔 51:49로 거의 균형을 이뤘다.
선사들은 올 한해 항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환율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국내 수출물동량도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지난해 11월 실시한 물동량 상한제 이후 운임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환율은 지난해 760원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들어 880원대까지 회복하면서 국내 제조기업의 수출도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운임시황의 경우 선사들이 2006년 물동량의 90%만을 싣기로 하면서 TEU당 100~150달러 가량 오른 250~300달러선을 형성하고 있다. 물동량 상한제 실시로 중소하주들의 경우 물동량이 많아지는 월말엔 선복잡기가 매우 힘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선사들의 운임회복은 무난히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운임인상에 소극적이었던 대기업을 상대로도 인상분 징수에 성공하면서 선사들에 힘을 보탰다.
여세를 몰아 선사들은 지난 15일부터 수출입 노선에서 EBS(긴급유가할증료)의 인상을 시도했다. EBS는 종전 TEU 기준 5만원, FEU 기준 8만원에서 10만원, 16만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선사들은 앞으로 물동량 전망도 매우 밝다고 보고 물동량 성장에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선복조정도 실시할 계획이다.
선사 관계자는 “운임이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지난 몇년간 하락한 운임으로 인해 이제 가까스로 BEP(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무리하게 운임을 올리지는 않을 것이지만 여전히 배가 고픈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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