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17 13:43

신조증설에 대한 신중한 접근·내부역량 제고 필요

조선업계, 초과수요 해소시 경쟁격화 및 선가하락 불가피
●●● 2000년이후 세계 선박수요의 호황으로 관련업체(블록가공, 선박수리)의 신조전환과 조선소 신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조선시장은 여러 요인에 의해 중장기 경기순환이 존재하며 경기 하강시의 영향은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선종별 수요 감소, 중국의 설비 가동 본격화 등으로 향후 초과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초과수요 소멸이나 중장기적 경기 하강시 치열한 수주경쟁, 선가하락, 건조량 및 고용의 심각한 감소, 선박인수 지연 등의 상황이 예상된다. 선박건조설비의 신증설은 초과수요가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는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단기적으로 초과공급 발생 전망

신설 조선소들의 경우 1차 경쟁상대인 동일 선종 및 선형시장 내 업체들보다 비용 및 생산성 면에서 상대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절대적 경쟁력고 확보해야 세계 수요 감소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주요 전략의 하나로서 선종 전문화를 추진하는 한편 변화하는 시장환경하에서도 경쟁자나 수요자에 대한 경쟁력과 교섭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생산성, 비용 및 시간관리 능력과 기술력을 제고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세계의 선박 건조수요는 단일선체 탱커의 강제교체, 해상 물동량 급증에 따른 신규수요가 맞물려 2000년이후 급증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드 통계에 의하면 세계의 선박 건조수요는 물량기준 과거 최고치인 1975년의 실적을 2003년 3,550만GT로 경신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2006년에는 5,179만GT를 건조해 사상 초유의 실적을 보였다.

특히 2007년 상반기에도 총수주량이 6,900만GT로 전년동기 대비 40.0% 증가했고 건조량도 작년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선박에 대한 수요증가는 주로 해상물동량 증가에 따른 신규 수요, 노후선박 및 단일선체 탱커의 대체수요, 해양오염 규제강화에 따른 유발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기인한다.

경제회복에 따른 해상물동량의 증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 위한 해운업체들의 선박 대용량화 추세에 따라 신규 건조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단일선체 탱커의 의무 교체 및 노후선박의 대체, 세계적으로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규제로 기준미달 선박에 대한 해체가 늘면서 대체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02년 10월에 발생했던 프레스티지호 좌초 사고이후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기준미달 선박 및 단일선체
탱커의 자국내 정박을 금지하고 있고 국제해사기구에서도 단일선체 탱커의 퇴출시한을 2015년에서 2010년으로 앞당겼다.

●단일선체 탱커퇴출 2010년으로 앞당겨져

세계 조선시장이 계속 활황상태를 보이면서 국내 블록 제작업체 및 수리업체가 설비증설과 함께 신조선 건조 및 업체로 전환하거나 조선소를 새로 신설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경남 통영시의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은 블록을 제작해 대형 조선소에 납품하던 업체였으나 2005년부터 신조에 본격 가담하기 시작했고 올해 6월말 기준 수주잔량 200만CGT에 근접하는 세계 20위이내 업체로 성장, 대형급 조선소를 지향하고 있다. 서남권의 대한조선은 전남 조선산업 클러스터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중형급 조선소로 추진됐으나 최근 VLCC까지 건조 가능한 조선소를 지향하며 확대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 지난 7월 고성지역이 특구로 지정되면서 계획중인 중대형급 조선소의 건설이 예상되는 등 해안지역을 끼고 약 20여개 업체가 기존시설의 확장 또는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클락슨 자료에 의하면 올해 6월말 기준 협회 회원사가 아닌 신증설 조선소 16개사의 수주잔량은 410척, 698만CGT로서 전체 물량의 13%에 달하고 있다. 신증설 조선소 가운데 성동조선해양과 SOO조선의 비중이 7.1%에 달하고 있고 21세기조선은 1.0%, 세광중공업 0.9%, 대한조선 0.8%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증설 조선소의 비중은 성동조선, SPP조선, 대한조선 등이 중대형급으로 확대되고 계획중인 신설 투자가 가시화되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신증설 조선소의 확대로 인력 및 강재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인력의 경우 국내 고용증가로 이어져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기술 및 전문기능인력은 기존업체에서 스카우트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인력부족의 확산, 인건비 상승 등의 부작용도 유발되고 있다. 강재 수요도 매년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 강재 공급량을 크게 초과해 해외 수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가격도 상승추세다.

세계 조선산업의 수급 트렌드를 보면 지난 1990년대 중반이후 초과수요가 계속 존재해 왔고 특히 2003~2006년기간에는 대규모의 초과수요가 존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기간에는 대규모 초과수요로 인해 선주가 선박발주를 위해 조선소를 찾아다니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과거 추이를 보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크기가 컸던 시기에는 대량 발주가 이뤄진 반면 수급이 팽팽했던 시기나 초과공급이 존재했던 시기에는 조선소들의 수주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MSI의 전망자료에 의하면 향후 4년간 단기적으로 상당규모의 초과공급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 기간은 중국의 대형 조선기지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하는 시기로 국내 조선소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편 세계 조선시장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중장기 경기순환 현상이 존재하며 경기하강시의 영향은 상당히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우리가 건조하는 선박은 주로 산업용이고 해운업체 등이 고도의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수요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요 법칙이 존재하고 수요의 변화 방향이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또 선박의 수명이 20~30년에 달하기 때문에 교체주기가 길고 수요변화의 유사성과 맞물려 일정한 주기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선박의 신규수요는 경제적 요인에 의해 일시에 다량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수요 사이클의 변화폭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 조선시장의 경기순환에서 볼때 현재는 조선호황으로 건조능력을 확대하는 시기로 나타나고 있으나 이로인해 선박공급과잉 및 운임하락이 발생하고 여기에 세계 경제의 둔화조짐이 가중되면 조선불황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초과수요가 소멸되거나 중장기적으로 불황이 시작되면 우선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치열한 수주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초과수요의 존재로 인해 경쟁력보다 건조능력이 수주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상황이 반전되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쟁력 특히 가격경쟁력이 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내 조선소들은 높은 선가, 증가하는 수주물량으로 인해 건조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나 인력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원화 환율의 불리한 전개 등은 시장의 국면 전환시 치명적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가격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외부 변수 가운데 하나인 환율은 2006년이후 원하의 절상속도가 중국의 위안화를 크게 추월하고 있고 엔화는 오히려 추세적으로 절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치열한 수주경쟁은 수요가 공급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선가 하락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선가는 지수기준 2000년이후 최저치 대비 64.8%가 상승한 상태로 생산요소 가격의 상승(후판, 인건비 등)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장기적으로 불황기에 접어들게 되면 건조량 및 고용은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70년대이후 조선산업의 주도국으로 정점과 저점을 경험했던 일본과 유럽의 사례를 보면 세계시장의 수요감소로 건조능력과 건조량이 60~78% 줄었고 고용도 70% 가까이 감소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시장의 국면 전환시기에는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선주들의 선박인수 지연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 선주들의 경우 해운시황이 악화되면 다양한 이유를 들어 인수를 지연시키는 사례가 증가하는데, 특히 신설 조선소들의 경우 경험도 적고 대응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이는 경영상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박 건조설비의 신증설은 초과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리스크 관리를 전제할 때 면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중대형 설비 신증설시 모색되는 건조도크 확충은 효율화 시점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 실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장비 설비 신증설시 실기 우려

투자기간을 최대한 단축시켜 활용할 수 있는 플로팅도크는 시장이 호황일 때 단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설비이지만 건조단위당 비용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전략적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설 조선소들이 세계 조선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선 시장내 1차 경쟁상대(유사 선종 및 선형 건조 조선소들), 나아가 2차 경쟁상대(시장내 모든 조선소들)보다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내수시장이 빈약하고 기존 조선소들에 비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신설 설비에 대한 감가상각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차 경쟁상대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시장침체가 지속되면 대형 조선소들의 건조선형 대상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신설조선소들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는 선종 전문화 전략인데, 이를 위해선 R&D 능력제고, 설계 기술 자립 등의 내부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쓰네이시 조선의 경우 벌크 캐리어 선형을 특화해 경제적 표준선형모델을 개발, 전문화를 모색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선형은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대부분이나 이러한 선형틀에 얽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선주의 니즈와 틈새시장 개발 전략을 접목시킨다면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형개발 및 전문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하는 시장환경 속에서도 시장내 경쟁자들에 대한 경쟁력과 수요자에 대한 교섭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생산성, 비용 및 시간관리 능력, 기술력 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상황이 발전되면 건조능력이 아닌 제반 경쟁력, 특히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게 된다. 생산성, 비용 및 시간관리 능력 등의 제고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여 나갈 필요가 있고 덧붙여 기술 경쟁력을 겸비할 때 동일 선종 및 선형시장내 경쟁자는 물론 선주들에 대한 질적 교섭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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