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2 11:11

대미 수출, 中.日 쾌조 한국은 제자리

우리나라 수출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코트라가 2006년 수출실적과 미국현지에서의 설문조사를 분석, 발표한 ‘미국시장 점유율 감소와 한미 FTA활용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경쟁국 대비 수출정체와 점유율 감소가 심각한 상태다.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증가율은 2005년 -5.2%로 20대 대미수출국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기록했고 작년에도 4.7% 증가에 그쳐, 영국(4.6%), 아일랜드(0.1%)와 함께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중국의 대미수출 증가가 23.8%, 20.9%, 일본이 6.6%, 7.2%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출증가세의 정체는 미국수입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제품의 미국수입시장 점유율은 1989년 4.2%로 최고점을 찍은 후, 2000년 3.3%, 2003년 2.9%, 2006년 2.5%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대표 수출품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대미 10대 수출품 중 자동차, 석유화학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8개 품목은 이미 중국에 추월당한 상태고 미국수입시장 점유율 면에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품목은 타이어, 자동차 및 부품류 등이 전부다.

코트라는 이 같은 대미수출 부진의 원인을 수요측면을 등한시한 품질, 가격 중심의 공급측면 마케팅으로 보고 현지 비즈니스모델, 비즈니스네트워크에 참여키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다국적기업 비즈니스모델에 의해 좌우되는 미국시장의 특성상 좋은 제품을 값싸게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미국내 바이어 143개사와 현지진출 한국기업 142개사 등 28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기업 수출경쟁력(74점)은 일본(80점)은 물론 중국(77점)보다 낮은 대만(71점)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에 대한 부문별 평가에서는 기술력.품질(80점/100)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지만 애프터서비스(55점), 마케팅.홍보 역량(58점)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한국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 확대를 막는 장애요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마케팅능력 부족(77점)을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고 응답해, 우리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갖고도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FTA체결 효과에 대해서는 바이어들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보다 더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특히 가격인하 효과보다는 국가이미지, 브랜드인지도, PR.마케팅 능력 향상 등 비가격부문의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인하에 따른 제조원가, 운송비 인하 효과는 바이어가 68, 60점으로, 현지진출기업은 58, 56점으로 낮게 나타난 반면 국가이미지 개선효과는 바이어와 지상사가 각각 76점, 72점, 마케팅.홍보 능력 향상 효과는 70, 66점, 브랜드 인지도 개선 효과는 68점, 64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한미 FTA가 우리기업의 부족한 AS.마케팅.홍보능력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호기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밖에 한미 FTA를 통한 미국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서비스결합 강화 ▲포괄적 현지화 ▲파트너 발굴 차원의 시장 접근 ▲경제통합효과를 활용한 내수시장 공략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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