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05 10:54

신년기획 하주설문/ “60개 하주기업에 물었다”

국내하주들 “스케줄 정시율 무엇보다 우선”
하주 70% “종물업 인증제 잘 몰라”


2006년 국내수출입하주들은 선사 등 운송업체의 서비스에 대해 과연 얼마나 만족감을 느꼈을까? 이들은 올해 운송업체들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갖고 있으며 운송애로사항은 무엇일까? 또 올 운임시황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본지는 2006년12월 한달간 60개 하주기업 물류담당자를 대상으로 “물류회사 선호도 및 인식조사” 설문을 실시했다. 다양한 주제의 의견을 물어 회신된 답변을 통해 하주들의 기호와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 결과가 선사 및 운송사들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하주들이 운송사 선정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운송업체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에서도 ‘운송스케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운송사를 선택하는 우선순위”(그림1)를 묻는 질문에 전체 60곳중 52%에 해당하는 32명의 하주들이 스케줄 정시율 등의 ‘서비스 질’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고 답했다. 두 번째 고려 기준으로는 ‘운임’이 꼽혔는데, 25명의 하주들이 이같이 응답해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이 결과에는 서비스와 운임 모두를 선정기준으로 고려한다고 복수 응답한 하주 2곳이 각각 포함됐다. 결국 대부분의 하주들은 운송서비스와 운임, 두가지 요소만으로 운송사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분관계’를 통해 운송업체를 선정한다고 응답한 경우는 5%(3곳)에 불과했다.

이렇듯 하주들이 최우선순위로 삼는 운송사 선정기준인 서비스 질에는 스케줄 정시성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사 선정시 정시성과 신속성 둘 중 어느 것을 더 고려하는가”(그림2)란 질문에 대해선 72%인 43명이 ‘스케줄 정시성’을 꼽았으며 나머지 28%(17명)의 하주들은 ‘운송 신속성’이라고 답했다.

하주들이 신속성 보다 정시성을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물류비등 비용증가의 측면과 관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정시스케줄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재고처리비용이나 공급망 회전율 둔화 등으로 인한 물류비 초과지출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정시스케줄에 대한 하주들의 민감도는 다른 질문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선하주간 계약위반을 방지하기 위해 운임협약(B/L등 이면에 명시된 것)에 벌칙조항을 포함시킨다면 어떤 경우에 필요하다고 보나”(그림3)란 질문에 대해 68%에 해당하는 42명의 하주들이 ‘①스케줄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라고 응답해 정시스케줄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확인시켰다.

이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16%(10명)는 ‘②선복이 부족할 경우’라고 답했으며 6%(4명)는 ‘③도큐멘트가 부정확할 경우’라고 응답했다. 8%(5명)는 이같은 벌칙조항이 ‘④필요없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①,②와 ①,③을 동시에 답한 하주들도 2명 있어 각 문항 결과에 포함됐다.

이 문항과 관련해 한 하주는 “서비스수준합의(SLA)계약처럼 국내에도 표준계약서가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하주들이 이젠 단순 화물배송이 아닌 양질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선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미흡하게 할 경우 벌칙을 부과할 수 있는 페널티조항도 같이 첨부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주 60% “서비스 과거보다 좋아졌다”

한편 선사들의 운송서비스가 과거에 비해 개선됐다고 생각하는 하주들은 전체응답자의 60% 정도를 차지해 비교적 운송사들의 서비스 개선 노력에 양호한 점수를 줬다.

“지난 5년 전과 비교해 선사들의 운송서비스가 향상됐다고 생각 하는가”(그림4)란 질문에 대해 전체의 40%에 해당하는 24명의 하주들이 ‘약간 좋아졌다’고 답했다. 아울러 18%에 해당하는 11명의 하주들은 ‘많이 개선됐다’고 응답해 58%의 하주들이 선사들의 서비스가 5년 전에 비해 나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서비스가 ‘나빠졌다’고 답한 경우는 15%(9명)를 차지했으며 ‘그대로’라고 생각하는 하주들도 27%(16명)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선사 서비스가 나빠졌거나 여전하다고 생각하는 하주들의 경우 운송 애로사항에 대한 불만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하주들은 운송시 애로사항이 과거에 비해 전혀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운송상 많이 겪는 애로사항은 무엇인가”(그림5)에 대한 응답으로 전체의 38%에 해당하는 25명이 ‘③선복확보 어려움’을 꼽았다. 다음으론 30%(19명)가 ‘①화물도착지연’이라고 했다.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27%에 해당하는 17명의 하주들이 ‘④운임인상’을 운송애로라고 답했다. 아울러 ①,③을 복수응답한 경우도 3명이 있어 각 문항결과에 포함됐다.

이 문항과 관련 많은 하주들이 “지난해 일부지역의 경우 선복이 많이 부족해 선적하는데 극심한 애로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는 작년 한해 선사들이 한국의 선복을 줄이고 이를 중국으로 전배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럽항로의 아시아물량은 전년대비 14% 증가했으나 선복량은 이에 못미친 10~11% 증가세에 그쳤다. 유럽항로의 이같은 높은 물량증가세는 다름 아닌 중국발 물량의 폭증에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외국적선사는 물론 일부 국적선사도 한국시장에 두었던 선복 비중을 낮추고 대신 중국시장의 비중을 높였다.


◆가장 큰 운송애로는 ‘선복확보 어려움’

한 하주는 “아무리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인다곤 하지만 이미 확보한 스페이스가 선사로부터 아무런 해명도 없이 취소되는 일이 종종 있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곤 한다. 올해에는 양보다는 질적인 우위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운임인상을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답한 하주들은 이로인해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 약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수출하주들에게 물류비 관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곧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사가 주도하는 잦은 운임인상(GRI)이나 부대비(Surcharge) 부과 등이 달러 약세상황에서 수출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하주들은 주장했다.

이와관련 한 하주는 “제품원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물류비까지 동반 상승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선사들의 전자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어떨까? 최근 기업들이 전자서비스를 통해 이뤄지는 업무분야를 더욱 넓히고 기존 질을 개선시키는 가운데 선사들도 몇 년 전부터 전자운송서비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아직까지 하주들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선사가 제공하고 있는 전자서비스에 만족하는가”란 문항에 대해 전체의 54%를 차지하는 32명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만족한다’고 답한 의견은 28%(17명)를 차지해 선사들의 전자시스템 구축에 아직까지는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또 전자서비스에 대해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하주들도 18%(1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하주들의 포워더 이용률이 과반수를 훨씬 넘어 포워더들이 수출입물류업계에서 끼치는 영향력이 꽤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수출입화물 수송시 복합운송업체의 이용비율”(그림6)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전적으로 포워더를 이용한다’는 하주는 41%(24명)나 됐으며 ‘75~95%’ 비율로 포워더를 이용하는 하주는 17%(10명)로 조사됐다. ‘50~75%’ 정도 포워더 서비스를 받는 하주는 15%(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포워더 이용률이 ‘25% 미만’이라고 응답한 하주들은 전체의 20%(12명)를 차지했다.

이처럼 하주들의 포워더 이용률이 높은 이유는 ‘문전연결 서비스’와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포워더 이용시 장점”(그림7)을 묻는 문항에 35%에 해당하는 22명의 하주들이 ‘문전연결 서비스’를 꼽았으며 이어 ‘신속한 처리’라고 답한 이들도 30%(19명)나 됐다. ‘상세한 물류정보 제공’을 장점으로 보는 하주들도 22%(14명)나 돼 눈길을 끌었다.


◆물류정보 제공에 ‘목말라’

이와관련 운송업체의 물류정보 제공을 선사나 물류회사에 바라는 희망사항이라고 직접 의견을 내놓은 하주들이 적잖았다.

한 하주는 “운송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제공과 사전 상세 안내서비스를 원한다”고 했으며 다른 하주는 “해운시황에 대한 최신의 정보를 상호 공유했으면 하며 특히 하주들의 물류비 절감 측면에 대한 연구와 정보제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밖에 ‘안전한 운송’을 꼽은 경우는 8%(5명)로 파악됐으며 장점이 ‘없다’고 한 경우도 5%(3명)나 있었다.

절반이 넘는 하주들이 지난해 운임시황이 전년대비 보합세를 이룬 것으로 분석했다. “2006년 수출입 운송을 진행할 때 운임현황은”(그림8)이란 문항에 46%를 차지하는 28명의 하주들이 ‘전년대비 보합’을 유지했다고 응답했다. 이어 ‘전년대비 상승’했다고 답한 경우는 37%(22명)로 파악됐다. ‘전년대비 하락’을 선택한 이들도 17%(10명)로 조사됐다.

운임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하락률은 선사들이 느끼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지난해 운임이 전년에 비해 하락했다면 그 폭이 얼마인가”라는 문항에 대해 응답하주 22명중 59%를 차지하는 13명의 하주들이 ‘5%미만’이라고 답했다. 이어 ‘5~10%’ 하락률을 꼽은 경우는 32%(7명)로 나타났다. ‘10~20%’ 하락률에 답한 경우는 9%(2명)였다.


반면 “지난해 운임이 전년에 비해 상승했다면 그 폭이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하주 31명중 39%를 차지하는 12명이 ‘5~10%’ 상승률을 꼽았다. 이어 ‘5%미만’이라고 답한 경우가 32%(10명)였다. ‘10~20%’ 상승률에 응답한 하주는 12%(7명)나 됐으며 ‘20%이상’이라고 답한 경우도 3%(2명)가 있었다. 중소하주들의 경우 선복부족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운임 인상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됐던 모양이다.

하주들의 올 운임시황 전망은 선사들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사들은 올해 정기선의 경우 대형선박의 투입증가 및 화물유치를 위한 선사간 운임경쟁 등으로 근해는 물론 원양항로 모두 운임시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운임 ‘보합’이나 ‘약간상승’

이와는 달리 “올 운임시황에 대한 전망”(그림9)을 묻는 질문에 46%에 해당하는 28명의 하주들이 ‘보합세’를 꼽았다. 이어 37%를 차지하는 22명의 하주들이 ‘10%미만 상승’을 전망해 선사측 전망과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이같은 선하주간 전망 차이는 중소형하주들의 운임상승에 대한 우려 등 심리적 요인이 전망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10%이상 상승’을 전망한 경우도 3%(2명)를 차지했다.

한편 지난해 도입된 종합물류기업 인증제에 대한 하주들의 인지도가 예상외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대한 선사 및 물류기업등 종합물류기업으로 인증된 기업들 및 정부의 홍보전략이 필요한 대목이다.

“올해부터 종합물류기업인증제가 시행되면서 총 21곳의 인증기업이 탄생했다. 이에대해 알고 있나”(그림10)란 문항에 전체의 38%인 23명이 ‘모른다’고 답했다. ‘조금 안다’고 답한 비율은 35%(21명)였으며 ‘잘 알고 있다’는 경우는 이중 가장 낮은 27%(16명)로 파악됐다.


“종합물류기업인증제에 대해 알고 있다면 운송사 선정시 인증회사와 비인증회사간 차별을 둘 계획인가”(그림11)란 질문에 대해 전체 49명의 응답자중 51% 비중의 25명이 ‘약간 두겠다’고 답했다. ‘많이 두겠다’고 한 경우는 20%(10명)로 파악됐으며 ‘전혀 안둔다’고 답한 경우도 29%(14명)나 됐다.

이와관련 지난해 종합물류기업 인증제가 도입된 이후 정부는 1·2차에 나누어 21개 물류기업에 종합물류기업 인증을 한 바 있다.

한편 하주들이 운송사에 직접 건의한 의견으로서 ‘하주별 운송화물의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유가하락분 운임에 반영’, ‘프리타임 기간연장’, ‘컨테이너 내부 청결 유지’ 등이 눈에 띄었다.

아울러 한 하주는 “운송사 직원들의 이직율이 너무 높은 것 같다. 몇 년씩 호흡을 맞춰온 담당자들이 하루아침에 다른 곳으로 떠나는 걸 보면 한편 씁쓸할 때가 많다”라며 “이러한 점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답해 잦은 이직에 따른 전문성 결여를 꼬집었다.

<박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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