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3 18:11

中, 비행기 동원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감시

'2005년 해양공보' 처음으로 감시사실 밝혀

중국은 지난해 제주도 서남쪽에 있는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에 대해 해양감시용 비행기를 동원, 5차례 감시활동을 진행했던 것으로 밝혀져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가 13일 입수한 중국 국가해양국의 '2005년 해양행정 집법(執法)공보'는 지난해 중국 해양감시기가 이어도에 세워진 한국 종합해양과학기지에 대해 5차례 감시활동을 했다고 명기했다.

이 공보는 국가해양국이 "작년 8월16일 이어도로부터 남쪽으로 10해리 떨어진 곳(동중국해)에서 한국이 임차한 노르웨이 '폴라 듀크(Polar Duke)' 물리탐사작업 선대(船隊)도 감시했다"고 밝혔다.

공보는 "중국 해양감시 비행기가 이어도에 있는 한국 해양관측 플랫폼(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에 대해 5차례의 순항(巡航) 감시를 실시했다"면서 "한국 해앙경비대 순찰 비행기와 한국 해양경찰 순시정이 이 해역에서 활동하는 것을 여러 차례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지난 2001년까지 '해양 집법감찰공보'를, 2002년 이후에는 '해양행정 집법공보'를 그 다음해 초에 내놓고 있으나 이어도에 대해 감시활동을 진행했다는 내용이 대외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보는 중국이 해양권 수호를 위해 '유엔해양법 협약'과 '중화인민공화국 영해 및 인접구역법' 등 국내법에 따라 관할 해역에 대한 감독 및 관리는 물론 "이웃나라와 분쟁이 있는 해역에 대해 순항 감시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꼭대기가 수면 4.6m 아래에 잠긴 이어도는 한반도 최남단 섬인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떨어진 곳에 있는 수중 암초로서 한국 해양연구소가 지난 1995년부터 2001년까지 이곳에 플랫폼 형태의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했다.

이 기지는 헬리콥터 착륙장, 첨단 관측장비를 구비한 255평 규모의 철골 구조물이다.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 앞바다에 있는 저우산(舟山)군도의 여러 섬 가운데서 가장 동쪽에 있는 퉁다오(童島)에서 이어도까지의 직선거리는 245㎞나 돼 마라도-이어도 거리보다 100㎞ 이상 멀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이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건설에 착수한 이후 몇 차례 이의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해양법 협약에 따르면 암초는 배타적경제수역(EEZ), 대륙붕 등을 갖지 않는 것으로 돼 있어 이어도 그 자체는 어떤 특별한 법적 지위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이어도를 포함한 그 주변의 해저는 우리 나라 대륙붕이어서 영유권의 근거가 되고 있다.

지난 2001년 6월 체결된 한.중 어업협정에 따르면, 잠정조치수역과 과도수역 이남의 일부 수역에서는 양국이 상호 상대국의 어선에 대해 어업에 관한 자국 법령을 적용하지 않기로 하고 있으며, 이어도는 이 수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

또 한.일 어업협정에는 이어도 주변 수역이 한국의 EEZ로 간주되는 수역 내에 들어 있어 일본 어선이 이어도 주변에서 어로작업을 하려면 우리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양수산부측은 "한.중, 한.일 어업협정은 어업에 관한 사항만을 규율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체결하게 된 것으로서 이들 협정은 최종적인 경계획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어도는 앞으로 EEZ 획정 과정에서 분쟁 대상으로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세계 해도상 표기명이 '소코트라 락(Socotra Rock)'인 이어도 암초를 '쑤옌자오(蘇岩礁)'로 부르고 있다. 이어도는 1900년 부근 해역을 지나던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에 의해 처음 발견돼 이 상선과 같은 이름으로 세계 해도에 올라 있다.

이청준의 동명 소설로도 유명한 이어도는 '파랑도'라고도 불린 곳으로 제주도 어민들의 상상 속에 자리잡고 있던 가상의 섬, 환상의 섬이었으나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에 따라 당국에 의해 '소코트라 락'을 이어도로 확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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