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04 18:18
'채용비리'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부산항운노조가 위원장을 간선제로 선출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조의 자체 개혁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4일 부산항운노조에 따르면 조직의 정상화와 민주화를 위한 노조개혁안을 마련해 구속된 박 위원장으로부터 옥중결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항운노조 비리의 핵심으로 지목된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임원들을 간선제로 선출하기로 박 위원장과 합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조 개혁안이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부산항운노조 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 개혁을 하려고 위원장을 직선제로 선출하기로 발표해 놓고 간선제로 입장을 변경함에 따라 항운노조의 자체 개혁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항발전과 항만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부산시민대책위는 "개혁을 위해 위원장 직선제를 약속해 놓고 지금와서 말을 바꾸는 것은 현직 위원장의 영향력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한 뒤 "항운노조는 여론에 밀려 개혁의 시늉만 내지말고 전면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안에 따르면 연락소 중심인 현장체제를 지부 및 분회체제로 전환하고 지부장(연락소장)을 직선제로 선출하기로 했다.
또 임시 대의원대회를 개최해 항만분야 상용화를 주내용으로 한 해양부와의 합의안을 통과시키고 박위원장을 비롯한 현직 임원들의 사직서를 모두 수리할 예정이다.
이어 이달 말 대의원과 지부장 선거를 거쳐 새 집행부를 출범시킨다는 세부 일정도 마련됐다.
이에 대해 항운노조 관계자는 "항만 특성상 노조위원장을 직선제로 선출할 경우 권한이 강화되기 때문에 위원장의 권한을 축소시키고 현장조직의 위상을 강화시키기 위해 '위원장은 간선제, 지부장은 직선제'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아 이를 검토하고 있을 뿐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출신 조합원 15명으로 구성된 정상화추진위원회(가칭)에서 토론을 통해 구체적인 위원장 선출방식을 결정하고 이 내용이 포함된 규약개정안을 공청회를 거쳐 임시 대의원대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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