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10 10:53
사설/ 한국해운 발전 주도하는 KMI의 분발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해양·항만분야 국책연구소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설립된지 20년이 지났다. 지난 1984년 2월 한국해운기술원으로 출범해 지금의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으로 발전하기 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는 기관명칭이 세차례나 바뀌고 연구원 청사도 일곱번이나 이전했다는 사실에서 잘 알 수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20년사를 보면 연구사업의 경우 해운항만분야에 국한됐던 것이 해운, 항만, 수산, 어촌, 해양정책분야 등으로 크게 확대됐고 정규연구인력도 설립초기에 비해 4배나 늘었다. 예산규모도 무려 14배로 증가했으며 연구수행실적과 지원활동 면에서도 설립초기 5년동안 수행한 실적에 비해 최근 5년간 수행한 실적이 10배이상 증가하는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우리나라 해운항만 물류 정책을 이끄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해운물류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해운정책에서 항만개발, 운영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정책 수행에 있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연구결과가 정책 향배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만큼 주요한 위치에 있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업계와 더욱 가까워지기 위해선 우리나라 해운항만 물류산업에 있어 보다 중추적이고 실용적인 연구과업이 요구되어지고 있다. 해운항만정책 연구는 물론이고 해운물류업계의 인력양성, 정확한 통계자료의 분석작업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지난 IMF시기를 겪으면서 KMI에도 구조조정이라는 명분하에 새로운 연구환경이 조성됐다.
구조조정을 통해 연구작업이 돈을 버는 용역사업에 치중하다보니 연구원들의 활동영역이 한정된 틀속에서 연구하게 돼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해운업계가 꼭 필요로 한 정책 연구나 통계치의 자체분석 등의 연구가 빈곤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또 한때 해운물류업계의 인력 양성과정을 설치해 해운물류업계의 인재 교육에도 힘썼던 KMI가 이제는 이런 교육과정에서 손을 떼다보니 관련 협회나 기관들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용역사업을 하다보니 항만분야에 치중하게 되고 연구원들도 사업성과에 따라 연봉이 메겨지는 것으로 알려져 정말로 업계가 필요로 한 정책과제에 소홀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핵심인력들이 대학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연구소의 비전과도 관련돼 있다고 본다. 21세기 우리나라 해운물류업계를 리드해 나가야 할 KMI가 더욱 내실을 기하고 세계적 해운물류분야 연구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보다 분발해야 한다. KMI는 곧 새 원장을 선출하는 일이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해운물류 분야의 오랜 전문성과 관리 능력을 함께 겸비한 사람이 원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해운항만, 물류분야를 전혀 모르는 낙하산식의 원장 선임은 절대로 있어선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올해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2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새로운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한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해양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역할이 배가돼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산·학·연 연구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하는 KMI의 위상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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