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19 17:44

조선강국 한국 제1호 도크 사라진다

우리나라 최초로 드라이 도크(DRY DOCK)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한진중공업은 부산 영도조선소의 부지가 협소해 그동안 선박수리 작업장으로 사용하던 제1도크를 매립하고 블록조립 작업장으로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드라이 도크는 선박의 건조시에 필수적인 시설로 갑문을 이용해 물을 빼내고 선박을 조립.완성한뒤 다시 물을 채워 선박을 진수하는 작업장이다.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제1도크는 길이 106m, 폭 18m, 깊이 7.5m 규모로 국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1941년 3월 완공됐다.

국내의 조선소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길이 300m 이상의 대형 도크와 비교하면 보잘 것 없지만 70년대 초까지만해도 국내에서는 가장 큰 도크였다.

철강선을 건조하기 위해 처음으로 만들어진 이 도크는 한국 조선산업의 모태가 돼 왔다.

초기에는 부산항을 드나드는 외국선박의 수리와 어선, 60~70년대는 석탄.광물.곡물 등을 운반하는 소형 벌크선을 주로 건조했고 그 이후에는 소방정 등 소형 특수목적선을 건조하거나 수리작업장으로 사용됐다.

이렇게해서 60여년동안 건조한 선박만 200여척에 50여만G/T에 이르고 수리선박도 300여척이나 된다.

1도크의 운영 주체도 일본 강점기의 조선중공업, 45년 미군정 관리시대 부산조선창, 6.25전쟁 이후에는 국영기업인 대한조선공사(68년 민영화), 1989년부터 오늘날의 한진중공업으로 바뀌었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조선1번지와 조선사관학교라고 불리고 세계10대 조선사로 발전하는데 공헌한 1도크를 조선박물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현재 진행중인 북항대교 공사로 인해 2천786평의 회사부지가 줄어들게 되면서 자구책으로 제1도크를 매립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따라 이달중으로 도크의 매립이 완료되고 포장공사를 거쳐 다음달 말부터는 블록 조립 작업장으로 사용된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제1도크가 선박의 대형화에 밀려 도크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어쩔수 없이 사라지지만 우리나라를 조선강국으로 만드는데 밑거름이 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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