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03 16:50
“무언가로 가득 채우는 2005년을 꿈꾸며”
갑신년 한해도 얼마 안 남았다. 여지없이 한해가 가고 한해가 온다. 올해도 이렇게 해놓은것없이 흘려보냈다는 생각에 답답하다. 뼈아픈 반성의 일환으로, 어영부영하는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려하는 의지의 일환으로, 또다시 새해 계획을 세워본다. 아주 오랜만에 써보는 계획표라 낯이 설고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도대체 이 약발이 언제까지 갈런지 불안해지는 것은 이런 장엄한 계획에 비하여 초라하기 그지없는 실천 때문이다. 하여 이번계획의 요는 잡념을 대폭 줄이고 부단히 움직일것. 최대한 계획표에 빈칸을 없앨것. 2004년계획표엔 빈칸이 어찌나 많았는지…. 나중엔 이건 계획표가 아니라 내가 하루를 어떻게 쓰나를 알아보기 위한 것 이라고 자위하게 되었다.
얼마 전 2004년을 마감하는 우리 교회의 설교 말씀 중에 내 머리를 띵하게 하는 한 말씀이 있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장으로 계신 이양호 목사님의 말씀이었는데 <공간>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한 말씀하셨다.
목사님께서 말씀하시길
“여기 한 공간이 있습니다.
그저 단순하게 생긴 방이라고 합시다.
그 방에 불을 밝혔습니다.
갑자기 방 전체가 환하게 빛으로 가득 차는군요.
그 방에 불을 땠습니다.
추웠던 방이 열기로 가득 차는군요.
그 방에서 누군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조용한 방이 소리로 가득 찹니다.
그 방에 향을 피웠습니다.
아무 냄새도 없던 방이 향기로 가득 찹니다.
방은 하나지만 그 방을 채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여러 가지로 채운 방에 만일 눈 먼 사람이 들어오면 그 사람은 빛으로 가득 채워진 그 방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군요.
귀 들리지 않는 사람이 들어오면 그 방에 채워진 소리를 듣지 못하는 군요.
후각을 잃어버린 사람이 들어오면 그 방을 가득 채운 향기를 맡지 못하는군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공간에서 무엇을 느끼지 못하나요?
혹시 같은 공간인데 뭔가 부족한 것이 없을까요? 같은 공간인데 여러 가지로 채울 수 있는 것처럼, 여러분 자신도 무언가로 가득 채워보시기 바랍니다."
빈칸으로만 가득 찬 나의 계획표들이 떠올랐다. 휴~ 다들 어떠신가. 올해가 끝나가는 이때에 의미 있는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화두로 여겨보심이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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