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화해협력의 꽃이 필 것입니다”
부산-청진간 서비스개설로 남북간 민간해운부문 교류활성화
최근 북한과의 항로개설로 업계의 관심을 한껏 받고 있는 선사가 있다.
지난 6월 부산-청진간 서비스 개설로 동해안을 통한 남-북항로 활성화에 나선 남강해운이 그 주인공.
이 서비스는 최근 들어 남북관계가 핵문제와 탈북자문제, NLL 침범문제 등 긴장관계가 해소되지 않고 있고, 더구나 장관급회담도 무산되는 등 경색국면까지 보이는 정치적인 모습과는 무관하게 민간부문인 해운물류쪽의 교류는 활발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혀 각종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뿐만아니라 세번째 남북항로라는 점과 어려운 여건하에서의 항로개설이라는 점 등으로 본지를 통해 이 항로 개설 기사가 나간 이후 업계에서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이 항로 서비스를 개설한 남강해운 양천구 사장을 만나 저간의 얘기를 들어봤다.
북한 세번째 도시 ‘청진’…남북간 무역활성화 ‘한몫’
기존까지 남북간 해상항로는 두개 항로가 운항중이었다.
동용해운이 지난 95년 개설한 부산-나진 서비스와 지난 98년 지금은 없어진 한성선박이 개설했다 국양해운이 바통을 이어받은 인천-남포서비스가 그것이다.
이렇듯 오직 두개 서비스만이 해상항로를 오가던 남-북항로는 부산-청진간 서비스로 항로다변화의 길이 열리게 됐다.
특히 기존 동해안을 통한 부산-나진 서비스가 북한 자체화물보다는 중국 산동성 화물이 많았다는 점을 비춰볼 때 80만의 인구로 북한내 3번째 도시인 청진과의 이번 항로개설은 남북 무역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계에선 이번 부산-청진간 서비스가 북한 농산물수입이나 남한의 원자재수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2군데 회사들이 북한항로를 하고 있지만 민간 교류차원에서 이쪽 해상서비스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리 중국측 파트너가 청진은 중공업 도시고 물량도 활성화돼 있다고 추천을 해 와 북한 당국과의 항로개설 협의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양 사장은 중국 파트너 소개로 북한의 경제단체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항로 개설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 6월 개설 이후 현재 5항차 운항을 마쳤다. 아직은 홍보가 부족해 그리 많은 짐을 싣는 것은 아니나 남강해운측에서 이제까지의 서비스 모니터링을 마치고 본격적인 영업을 진행할 것이라 밝혀 물량확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북한의 경제문화의 핵심도시라 할 수 있는 평양과 청진에 지사를 둔 중국측 파트너와 연계해 북한내 영업에 박차를 가하면 물량확보는 낙관적이다.
남강해운은 현재 서울 본사와 함께 부산, 인천, 중국 연길에 지사를 두고 물량확보를 위한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인천, 부산, 연길 등 영업력 본격화
“컨테이너라인으로 처음 하는 터라 물량 전망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항로개설은 통상적으로 물동량 집계가 있은 후에 이뤄지나 이 항로는 남북간의 민간교류차원이라는 점에서 개설을 결심하게 됐죠.
하지만 청진이 북한에서 3번째 도시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물동량은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외무역항만이 서해안은 남포고, 동해안은 청진이죠. 또 북한당국이 이 항로 개설 이후 청진-연변간 화물철도를 운행중이어서 연길 지사를 통한 동북3성 물량 공략도 가능합니다.”
남강해운은 월 3항차 정기선서비스인 이 항로 서비스를 물량 사정에 따라 운항을 늘릴 계획도 갖고 있다. 북한과의 교류 활성화와 고객 서비스 차원이다. 현재는 10일, 20일 30일에 부산항에서 출항하는 월 3항차 스케줄. 2천dwt(중량톤)급 세미컨테이너선인 ‘통장’호가 운항 중이다. 부산에서 출발해 청진에 도착하기까지 이틀정도가 걸린다.
“10일에 부산항을 출발하면 12일에 청진항에 도착하게 됩니다. 여기서 이틀정도를 머물고 다시 청진항을 나오게 되죠. 청진항엔 저희 배가 접안할 수 있는 전용 선석이 지정돼 있습니다.
북한으로 들어가는 화물은 원료나 원단 등이 많고 나오는 품목은 농수산물이 주를 이룹니다. 현재는 들어가는 화물보다 나오는 화물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북한과의 교역을 생각하고 있는 남한측 업체가 많아 수출화물도 늘어나리라 생각합니다.”
이 회사는 남성해운과 양천구 사장, 중국측 파트너 등이 공동투자해 설립됐다. 양 사장은 73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졸업 이후 30년간 줄곧 남성해운에서 일해온 오리지널 ‘남성맨’이다. 남성해운과 남성해운항공 등에서 CEO로 일해 오다 최근 남강해운을 설립하게 된 것.
“든든한 남북서비스 동반자 되렵니다”
즉 남강해운은 남성해운의 북한 비즈니스 계열사인 셈이다. 외항선 운항업체인 남성해운이 내항서비스로 분류되는 남북간 항로서비스를 위해 전략적으로 설립한 회사가 남강해운인 것.
“저희 회사는 근해항로 서비스선사로 인정받고 있는 남성해운의 북한서비스 전문 계열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남성해운의 오랜 노하우와 믿음을 남북간 서비스에서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양 사장은 아직 업계홍보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해 남강해운의 탄탄한 서비스를 강조했다. 업계도 남성해운과의 관계는 항로 부침이 예상되는 남북간 항로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간 항로 면허 취득과 관련해 업계의 관심이 높은 것과 관련, 양 사장은 “남북교류에 획기적인 일이다”는 말로 대신했다.
“어려운 사업입니다. 그러나 남북한의 민간 차원 교류는 활성화돼야 합니다. 업계의 지대한 관심만큼이나 이번 서비스 개설로 남북화해협력의 꽃이 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저희 회사도 고객 서비스 등 이 항로 안정화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부산-청진간 서비스, 주목해 주십시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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