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26 16:12
PART 3. 업체탐방 | TL Korea
대한민국 물류센터의 모든 것 ‘TL Korea’
20년 랙 설비업체에서 물류센터 전문업체로 변신
대한민국 최다 물류센터 정보 보유 자부심
대한민국에서 ‘물류센터’에 대해 가장 신뢰성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어느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나서 조사해 본 것은 아니지만 TL Korea(대표이사 이강성)는 이 질문에 대해 ‘TL’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한다. TL Korea의 물류혁신연구소가 2003년 12월 정부에 보고한 ‘전국물류센터 실태 조사 보고’ 프로젝트의 연구 주체로 이 조사를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온·오프 라인을 통해 모아진 따끈따끈한 물류센터 자료도 이러한 TL Korea의 자부심에 일조, 온라인을 통해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물류센터의 모든 것 One Stop Total Service’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TL Korea의 모체는 1996년 6월 랙(Rack)과 창고 바닥사업을 사업 아이템으로 한 (주)용성이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뒤 李사장은 우리 기업 문화 풍토에서 교육의 힘이 너무나 미약하다고 판단, ‘물류혁신연구소’를 설립했다. 지금도 회사 발전은 교육에서 나옴을 누누이 강조하는 李사장은 “물류는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에 대해) 모르고서는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또한 회사의 처음 시작은 랙으로 열었지만 ‘물류’ 제반 과정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차원에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李사장의 이러한 물류 전반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그와 그의 회사를 단순히 물류설비 납품업체에 머무르게 놔두지 않았다.
20년 넘게 물류센터와 창고 등에 랙을 설치하고 창고 바닥작업을 해오며 李사장은 국내 회사들의 물류센터 및 창고 효율성이 외국계 회사의 그것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랙 설치업자로서 창고 설비를 해 주는 것 외에 창고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하며 자연스럽게 전체 물류의 흐름을 조언해 주는 물류 컨설팅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처음 출발이 ‘물류설비’라고 하는 하드웨어였기에 TL Korea가 지향하는 물류 컨설팅 서비스도 물류 설비를 그 바닥에 깔고 이루어진다. 李사장은 하드웨어적인 배경은 고려하지 않고 소프트웨어적 요소로만 이루어지는 물류 컨설팅을 단호히 경계했다.
‘물류센터’를 짓는다는 것은 적어도 수 천 평의 부지에 수십 억에서 수백 억의 돈을 사용해야 하는 적지 않은 규모의 사업이다. 그렇기에 물류센터는 한 번 잘못 지으면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돈을 그냥 그 자리에 앉아 까먹어 버리는, 생각하면 ‘손떨리는’ 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물류센터를 짓는 것은 그냥 일반 건축물 하나 올리는 것과 동일시해서 센터 설계를 일반 건축 설계사무소에서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李사장은 국내 물류센터 중 95% 이상이 물류에 대한 생각 없이 마구 지어져 물류센터로서의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류센터나 창고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위치에 돈을 들여 건물을 지어 놓았지만, 화주들이 막상 입주해서 사용했을 때 물류 기능을 수행하기에 너무나 불편하게 지어져 결국 화주들이 창고를 비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라는 것.
그렇기에 李사장은 물류설비인 ‘하드웨어’와 물류시스템인 ‘소프트웨어’를 결합하고 거기에 창고 운영과 경영 마인드까지 담긴 총체적인 컨설팅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2001년 9월, TL Korea(TL, Total Logistics의 첫 문자)로 회사 이름을 바꾸고 사업 범위도 물류 포털 사이트 운영 및 IT 쪽으로 폭을 넓혔다. 회사 자체 IT팀이 있었지만 이를 더욱 보강하기 위해 물류 시스템 통합(SI) 업체로서 명성을 날리던 (주)3i코리아를 2002년 말 인수, 물류 하드웨어로 다져왔던 회사 조직에 물류 소프트웨어의 날개를 달았다.
(주)3i코리아는 포워더 정보 시스템, 혼재사 정보 시스템, 쿠리어 정보 시스템, 항공사 화물 정보 시스템 그리고 3자 물류용 창고 관리 시스템(WMS) 등을 개발, 각 분야에서 최고를 달리는 업체를 상대로 프로젝트 수주 경력을 자랑한다. 일례로 작년 초 세계 최대 해운선사인 Maersk Sealand 한국 지사(한국 머스크)에 포워더 정보 시스템과 회계 Module을 공급했는데 고객의 반응이 좋아 올해 일본 머스크도 이 시스템을 채용, 앞으로 전세계 머스크 지사로의 확장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IT팀을 총괄하는 IT 사업본부의 서광수이사는 TL Korea가 제공하는 3자 물류 업체 대상의 창고관리시스템(WMS)이 순수한 토종 개발 프로그램임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WMS 시장은 큰 업체의 경우 대략 미국과 일본 등에서 들여온 외제 프로그램을 자체 소화해서 (customizing)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억 단위를 쉽게 웃도는 이들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한 TL Korea는 프로그램을 임대(Application Service Provider)함으로 중대형 물류센터뿐 아니라 영세한 물류센터도 도입할 수 있도록 월 임대료를 100~300만원에 책정, 초기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추었다. 또한 시스템의 원격 관리 서비스로 관리 비용에 대한 부담도 스스로 낮추었다. 소프트웨어의 질은 전체 업무 흐름이 얼마나 매끄럽게 흐르느냐와 데이터베이스를 얼마나 짜임새있게 설계하느냐가 좌우해 왔다고 서이사는 전하면서, 그동안 물류업체 프로젝트를 통해 파악한 업무 흐름을 바탕으로 각 프로그램들을 모듈화해서 가볍게 돌아갈 수 있도록 구성하고, 물류업체 SI 작업을 통해 확실한 DB 구축 실력을 검증받았다고 밝혔다. 필요한 부분만 모듈 단위로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함으로써 컴퓨터내 불필요한 공간을 차지할 가능성을 없애는 한편, 실질적인 운영 속도도 높이는 환경을 만들 수 있고, 또한 비용도 줄어 들어 1석3조(一石三鳥)의 효과를 누리는 셈이라고 서이사는 귀뜸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TL Korea의 주요 매출은 이미 시장에 자리를 잡은 랙, 바닥마감재, 건설분야에서 벌어 들이고 있다. IT와 컨설팅이 전체 회사 매출액에 기여하는 바는 지금 당장으로서는 상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李사장은 앞으로 TL Korea가 주력할 분야가 IT와 컨설팅이라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힘을 주어 말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물류컨설팅은 공짜라는 개념이 강해 다른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이에 대한 대가로 해 주는 ‘서비스’ 개념으로 통했다. ‘부동산 소개비’ 정도지만 수임료를 받는 요즘은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것이라고 李사장은 회상했다.
아직까지 물류컨설팅이라는 시장 자체가 상당히 척박하지만 앞으로 제대로 된 수임료를 받으면서 물류 컨설팅을 해 주는 옹골진 꿈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를 위해 광고 및 홍보도 열심히 하겠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TL Korea에서 물류 컨설팅을 받으면 보이지 않는 이익이 상당히 많이 돌아가더라 라는 강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런 입소문이 시장에서 퍼져 가고 있는 중이라고 李사장은 밝혔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20% 포인트 정도 매출이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TL Korea. 올 한해 기대하는 것처럼 물류컨설팅과 IT 분야에 총 매진해서 ‘물류센터에 대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종합물류회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백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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