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12 17:22

중국현지법인, 국내모기업보다 성장세 두드러져

매출액면에서 모기업 압도

우리 기업들의 중국현지법인이 국내 모기업보다 매출액 증가율면에서 훨씬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장이 최근 ‘우리 기업의 중국진출현황과 중국현지법인 경영성과’를 통해 지난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투자국으로 부상했다고 말하면서, 중국에 현지법인을 둔 44개사 모기업과 현지법인 66개사를 대상으로 재무비율을 비교한 결과 수익면에선 13.8%, 12.9%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매출액증가율 면에선 현지법인이 33.7%를 나타내 모기업의 7.7%를 압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기업은 중국에 1,266건(8억1백만달러)를 투자해 건수와 투자금액 면에서 전년보다 23.9%, 4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해 429건(4억9천2백만달러)에 그친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투자대상국으로 떠올랐다. 세계 전체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같은 중국의 투자추세는 한국기업들이 중국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기업의 중국에 대한 투자는 소규모 제조업 위주의 집중 투자란 특성을 보인다. 지난해 중국 투자건당 투자금액은 지난해말 잔액기준 68만달러로 일본의 일본의 40%에 불과할 만큼 중소기업들의 소규모투자가 주를 이뤘다. 또 제조업 비중이 85%에 달할 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외국인들의 대중국 총 투자액중 제조업 비중이 58.6%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제조업들의 진출이 얼마나 두드러진지 알 수 있다. 이중 전자통신장비 26%, 섬유의류, 14%, 신발가죽 5%, 수송기계 10% 순의 업종으로 제조업체들이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특징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6개 지역에 중국투자 전체의 80%가 집중한다는 점이다. 산동성 28.3%, 천진시 12.7%, 강소성 12%, 요녕성 9.5%, 북경시 9.1%, 상해시 8.2% 순이다.
이와 함께 중국투자가 종전 저임 노동력 활용에서 내수시장 개척으로 전환했으며, 100% 단독투자비중이 최근 들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우리기업들의 대중국 투자에 대한 특징이다. KOTRA가 지난해 11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의 내수시장 개척을 위해 진출한 예는 24.5%로 생산비절감(18.2%), 수출거점활용(18.2%)보다 높았다. 또 100% 단독투자비중은 지난 97년 46.6%, 2000년 60.3%에서 올해는 64.7%로 해마다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중국진출 현지법인들의 경영현황은 당기순이익은 지난해의 경우 2001년보다 47.1% 상승했으며, 자기자본도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총자산은 15% 증가했으며 고정자산의 비중은 전년에 비해 다소 감소한 양상을 보였다. 부채는 16% 증가했으나 이중 장기차입금 비중은 32.2%에서 21.6%로 크게 감소해 현지기업들의 재무구조가 해마다 견실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차입금 규모는 외국계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 비중이 54.5%로 가장 높고 관계회사차입비중은 10% 수준이다. 이중 신용비중은 10.5%이며 나머지는 보증부 차입이었다. 보증기관으로는 관계회사 비중이 72.2%로 가장 높고, 한국계금융기관의 보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중 운전자금 용도가 51.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시설자금 비중도 41%로 높은 수준이었다.
매출입구조는 현지법인 매출액중 현지판매 비중이 50.9%로 가장 높아 현지진출기업들이 중국내수판매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밖에 한국에 대한 수출(역수입) 비중은 19.6%, 제3국수출비중은 29.5%를 기록했다.
2000년의 매출입 구조가 현지판매 비중이 45.7%, 한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24.9%였던 점을 감안하면 해마다 현지판매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대한국 수출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종별로는 1차금속, 화학화합물 등은 현지판매 비율이 100% 수준에 달하고 있는 반면 가죽신발의 경우 현지판매는 거의 없고 수출비중이 100%에 달했다. 또 현지법인 매입중 현지조달 비중은 47.2%, 한국으로부터 수입은 39.6%를 차지했다. 2000년의 매입비중이 현지매입 38.5%, 대한국수입 45.3%, 제3국수입 13.2%였던 것과과 비교할 때 해마다 현지조달 비중이 크게 늘고 대한국 수입은 감소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 매입구조를 보면 고무플라스틱, 화학화합물 등의 원부자재 현지 조달 비중이 매우 높은 반면 1차금속, 가죽신발 등은 한국에서의 수입 비중이 50%를 넘었다.
한편 현지법인들의 채용인력은 한국인 임원 비중이 60.8%로 여전히 높게 나타났으나 2000년의 74.4%에 비해선 많이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직원에서의 한국인비중은 1%에 불과해 직원들은 거의 대부분 현지인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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