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27 18:57
경기하강기엔 전쟁 부정적 효과
(서울=연합뉴스) LG경제연구원은 27일 이라크 전쟁에 따른 고유가, 소비.투자심리 위축으로 경기둔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은 ‘이라크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라크전쟁은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발생한데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심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전쟁 발발시점이 경기호황기.회복기일때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지만 경기가 이미 하강기에 진입했을 때는 전쟁의 부정적 효과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걸프전은 미국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발생했다며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해인 90년 3분기부터 미국 경제는 3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연구원은 또 걸프전 때는 유럽.일본 등의 성장엔진이 건재해 완충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미국 경제만이 유일한 성장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어 최근의 경제상황은 지난 걸프전 당시보다 더 어렵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이번 전쟁이 73년에 발생한 4차 중동전과 걸프전처럼 국제 유가상승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더욱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고유가는 공급측면에서의 충격으로 경기흐름마저 반전시킬 정도의 파괴력이 있다며 고유가가 장기화되면 세계경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전쟁수행에 따른 정부지출 급증도 종전후 성장둔화, 실업급증, 물가상승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전쟁당시 정부부문 팽창으로 민간부문이 위축될 수 있는데다 재정적자에 따른 정부부채가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전쟁이 단기에 끝나더라도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어렵다며 최근의 세계 경기 둔화는 이라크 전쟁과 관련된 불확실성 뿐만 아니라 경제내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장기간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유럽주요국은 작년초부터 경기불황을 겪고 있다며 미국도 90년대 후반에 형성된 버블경제의 휴유증으로 종전후 소비.기업투자가 크게 회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송태정 연구원은 “국내 경제도 북핵문제와 SK글로벌 분식회계, 신용카드사 경영악화, 가계부채 등의 악재로 이라크 전쟁후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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