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26 16:57

경상수지 적자의 늪에 빠지나

(서울=연합뉴스) 작년 12월 경상수지가 예상과 달리 8개만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 해 경상수지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은 당초 올 해 20억∼3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예상했으나 유가 급등으로 수입이 급증하고 있어 전망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이라크 전쟁이 조기 종결돼 세계 경제가 빠른 시일내 회복되지않을 경우 경상수지가 크게 악화되면서 경제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8개월만에 적자 반전

한은은 당초 작년 12월 무역수지가 4억∼5억 달러 흑자를 내면서 연간 경상수지흑자규모가 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 했다.
작년 11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66억 달러였지만 12월 소폭이나마 추가 흑자가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무역수지는 3억8천만 달러 흑자로 어느 정도 예상치를 충족했으나 경상수지는 60억9천만 달러로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5년 연속 흑자이긴 하지만 작년(82억4천만 달러)에 비해 26% 줄어든 것이다.
한은은 작년 11월과 12월에 이뤄졌던 선박이나 플랜트 등의 수출 인도가 대거 올 1월로 이월되면서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어 12월 경상수지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수지 악화가 주범

작년 경상수지가 당초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것은 서비스수지가 사상 최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작년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가 악화되고 해외 사업서비스 비용이 급증하면서 74억6천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38억3천만 달러)에 비해 적자규모가 95%나 급증했다.
특히 12월의 경우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10억4천만 달러로 월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서비스수지는 98년 10억2천만달러 흑자에서 99년 6억5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선뒤 2000년(-28억8천만달러), 2001년(-38억3천만달러) 등으로 해마다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서비스수지 악화는 해외여행객과 유학생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악화와 해외사업 서비스료.로열티 등의 기타서비스수지 악화가 주도했다.
작년 해외여행객은 712만 명으로 전년대비 17.1% 증가한 반면 외국인입국자는 534만명으로 3.9%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여행수지는 37억7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 적자폭이 전년에 비해 4배 정도 급증했다. 유학. 연수수지는 14억1천만 달러 적자로 전년(-1억 달러)에 비해 폭증했다.
우리 기업이 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지출한 각종 비용이 증가하면서 사업서비스 수지가 44억5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기타서비스수지는 60억8천만 달러 적자를 냈다.
한은 조성종 경제통계국장은 "서비스수지 적자는 한번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지속성이 있다"면서 "해외여행 비용이나 사업서비스료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경상수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도 적자 가능성

미-이라크 전쟁 불안감으로 유가 급등하면서 수입이 급증하고 환율하락과 선진국 경제 침체로 수출이 불안해지면서 올 해 경상수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월의 무역수지는 8천700만 달러 적자를 냈으나 작년 선박 수출이 이월되면서 경상수지가 소폭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지만 작년 12월 무역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감안때 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은 "1월엔 작년 말 선박. 플랜트 수출분이 이월되면서 경상수지는 소폭 흑자 또는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과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2월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수출은 105억 달러, 수입은 121억 달러로 16억 달러의 수입초과를 보이고 있어 월말에 수출이 몰린다는 것을 감안해도 최소 5억 달러이상의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한은은 월간 무역수지 적자폭이 5억 달러 이내일 경우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다소 감소하면 경상수지는 균형 또는 소폭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무역수지에서 5억달러 이상의 적자가 나면 경상수지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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