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1-27 15:34
(서울=연합뉴스) 올 들어 내수시장 위축에 환율하락 및 고유가 현상으로 악재가 겹치자 제조업계가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출시장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화 결제비중이 높아 환율하락의 영향이 적은 유럽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동시에 중국의 맹추격에 직면한 저가 제품보다는 프리미엄급 제품의 수출에 주력, 양보다는 질로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자동차업계 RV.대형차로 승부= 26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는 부가가치가 높은 레저용차량(RV)을 통해 주력시장인 미국에서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그동안 부진했던 유럽시장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유로화 결제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차는 싼타페와 그랜저 XG 등이 미국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고 판매도 호조를 보임에 따라 당초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12% 많은 42만대로 높여 잡았지만 이를 다시 상향조정하는 쪽으로 재검토중이다.
특히 싼타페를 비롯한 RV와 중대형 차량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비중을 2001년 39%에서 지난해 44%로 높인데 이어 올해는 절반 수준으로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다.
기아차도 올 미국내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10.4% 늘린 26만5천대로 설정한 가운데 카니발과 쏘렌토, 스포티지 등 고수익 RV 비중을 2001년 30%(6만7천437대), 지난해 37%(8만6천975대)로 올린데 이어 올해는 47%(12만1천대)로 대폭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3월에 국내에 출시되는 고가의 대형 세단인 오피러스를 북미시장에 6월부터 시판, 현지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의 이런 전략은 이미 지난해에도 주효, 자동차의 대당 평균 수출단가가 2001년 12월 7천953달러에서 작년에는 1.4분기 8천794달러, 2.4분기 8천871달러, 3/4분기 9천240달러, 10월 9천397달러 등으로 높아진 것으로 산업자원부는 분석했다.
이밖에도 현대.기아차는 환율 하락에 따른 미국 시장에서의 수익감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출다변화가 중요하다고 판단, 서유럽 시장내 판매목표를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려잡고 디젤차량 마케팅 강화 등 현지 공략에 대대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전자업계 프리미엄제품에 공정혁신= LG전자는 환율하락을 예상해 사업계획상 환율을 보수적으로 책정, 운영중이지만 하락이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될 때는 환율 헤지(Hedge) 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엑스캔버스(TV), 사이언(휴대폰), 트롬(세탁기), 휘센(에어컨), 디오스(냉장고) 등 프리미엄급 제품의 매출을 크게 늘려 판매대수보다는 금액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수출지역을 다변화, 달러화 영향이 적은 유럽지역 마케팅에 집중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세트제품의 부품을 통합하는 등 공정혁신을 통해 원가절감에 주력하는 한편 완제품을 부분품이나 반제품으로 만들어 해외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
또 고급형 백색가전인 하우젠 브랜드의 수출 비중을 크게 높이는 등 고부가 품목의 수출확대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섬유.석유화학도 고부가가치 수출에 초점 = 수출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섬유업계는 환율하락에 따른 어려움에 직면하자 고부가제품의 수출 확대로 대응중이다.
제일모직의 케미칼 부문은 ABS수출에서 불에 타지 않는 난연(難燃)ABS, 압출ABS, 투명ABS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 올리고 역시 채산성이 높은 제품인 인조대리석의 수출에 주력키로 했다.
효성도 고부가제품인 스펀덱스의 수출에 주력, 중국 시장 점유율을 최대 25%까지 끌어올리고 유럽시장 점유율도 6%에서 15%까지 확대하는 등 미국 이외 지역의 수출 확대에 힘쓸 계획이다.
코오롱도 고부가가치 제품군에 속하는 초극세사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샤무드, 로젤 등의 브랜드 마케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석유화학 업계의 경우 물류비용이 높은 업종 특성상,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미국과 경쟁하는 품목이 거의 없는 만큼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가 미미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고급화에 주력중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을 비롯한 유화업계는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같은 저부가가치 상품보다는 고기능성 플라스틱인 ABS나 2차전지, 유기EL 디스플레이, 인조대리석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수출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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